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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이랑 Oct 15. 2023

그녀의 이름은 홍자

잊지 못할 하나의 추억

 오전부터 쏟아지는 비에도 불구하고 하염없이 기다렸습니다. 홍자 팬카페 가입까지 하고 그녀가 올 시간을 체크했습니다. 16시 공연인데도 13시 반부터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미 1열은 우비로 자리를 맡은 상태였습니다. 2열에 자리 잡고, 홍자가 오기만 기다렸습니다.


 장터도 둘러보았는데, 사고자 했던 육수팩은 품절이었고, 다른 농수특산물은 사야 할 물건은 없었습니다. 사회자가 신발을 던지는 게임으로 선물을 나눠주며, 무료함을 달랬습니다. 공연 일정에 없던 탁예경이란  가수가 나와서 분위기를 돋우기 위해 트롯 2곡과 재즈 2곡을 불렀습니다.


 일정표는 공유되지 않았지만, 4명의 트롯 가수가 나올 예정이었습니다. 홍자, 이찬성, 정예린, 후니정이 초청가수였습니다.

 “홍자가 제일 먼저 나왔으면 좋겠다. 보고 가게. 기다리는 것도 힘드네.”

 ”아닐걸. 제일 마지막에 나올걸. 자기 같은 사람들 있어서 마지막 순서로 배정할 거야. 초청 가수 중에 홍자가 제일 유명하잖아. H.O.T 오빠들도 항상 마지막 순서였거든. “

출처: 네이버 홍자 공식 팬카페

 홍자 팬카페 “홍자시대”도 가운데 쪽으로 자리 잡았는데, 시간이 가까워짐에 따라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사회자가 가장 먼 곳에서 온 사람이 누군지 물으며, 선물을 챙겨줘서 알게 되었는데 홍자를 보기 위해 광주와 창원에서 오신 분들도 있었습니다.


 팬카페에서 보고 안 사실은 15시에 남양주 공연을 보고 인천으로 넘어온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미스트롯에서 유명해진 후 시간이 꽤 흘렀는데도 열정적인 팬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홍자 외 3분의 초청 가수들도 나왔는데, 각자 준비한 노래 외에 메들리를 할 때는 무대 아래로 내려와 함께 호응을 해주었습니다. 객석 끝까지 나와 악수를 해주는 가수도 있었고, 객석의 반응은 열광적이었습니다. 꼬마 아이들과 어르신들은 나와서 춤을 추었습니다.

 드디어 기다리던 홍자가 왔습니다. 심수봉의 “미워요”로 시작해 홍자의 신곡 “까닥 없어요”를 불렀습니다.

영상을 찍느라 제대로 보지 못하는 모습이 안쓰러웠는지 아내가 대신 촬영해 주고 눈에 담으라고 했습니다.


 세 번째 곡은 미스트롯 경연곡이라고 해서 홍자를 알렸던 “상사화”를 부를 줄 알았는데 “비나리”를 애창했습니다. “비나리”는 결승에서 불렀는데 당시에는 목 컨디션이 안 좋아서 음이탈이 나서 다소 안타까운 모습을 보였던 곡입니다. 그럼에도 당당하게 미라는 성적을 거두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쉬웠던 곡이었는데, 열창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었습니다. 감성 장인답게 정말 애처롭고 소름이 돋았습니다.


 홍자는 유명한 가수라 그런지 앞의 가수들과 달리 어르신들이 다가가가는 걸 스태프들이 통제해서 객석으로 내려올 줄 몰랐는데 메들리에 객석으로 향했습니다. 1열에 있는 분들과 악수를 하며 지나갔습니다. 저는 2 열이었던 터라 빠르게 앞으로 향했지만, 뒤에서 쫓아간 터라 옆모습만 보게 되었습니다.


 노래의 흐름 상, 악수가 끝나가서 저도 악수를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할머니 한 분이 감동하셨는지 홍자를 꼭 안았습니다. 아쉽게 악수는 못했지만, 애정하는 가수를 가까이서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기다리던 시간은 길었지만, 좋은 순간은 빠르게 흘렀습니다. 대신 좋은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p.s. 애정하는 가수를 쫓아 아내를 두고 가서 아내가 저의 뒷모습을 보며 어이없어했습니다. 이야기도 안 하고 순간이동 하듯 갔다며.. 가정의 평화를 위해 애정하는 가수도 좋지만 아내를 최우선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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