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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이랑 Oct 20. 2023

더 이상 소녀가 아니에요

집사 일지(61)

 어린이였을 때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습니다. 시엘이도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을까요? 성묘가 되어 버린 그녀의 모습을 보면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게 됩니다. 아빠 껌딱지가 되어 어딜 가도 따라다니고, 혼자 두면 울던 그녀는 정서적으로 독립을 했습니다.


 강아지는 의존적인 성격이 강하고, 고양이는 독립적인 성격이 강하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맞벌이인 우리 부부에게는 고양이가 적합하다고 생각해서 고양이를 반려로 맞이했습니다.


 있다가 없으면 허전한 법입니다. 시엘이의 어렸을 때 개냥이 같던 성격은 성장하면서 독립성이 강해졌습니다. 고양이는 성장하면서 수컷은 집사를 엄마로 알고 따르는 반면, 암컷은 자신의 영역을 지키기 위해 독립성이 강해진다고 합니다.


 고양이마다 성격이 다르지만, 시엘이는 거리를 유지하는 걸 좋아합니다. 혼자 있는 걸 싫어해서 같은 공간에 있는 걸 좋아하지만, 과도한 스킨십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어렸을 때는 꼭 안겨서 자던 아이가 안으면 싫다고 냥냥거립니다.

출처: 네이버 검색

 다 커버린 딸에게 삐진 집사는 아내에게 시엘이 다음 반려동물은 랙돌 수컷으로 입양을 하자고 조릅니다. 아내는 어이없어하며, 무슨 아빠가 딸에게 마음이 상해서 그러냐고 핀잔을 줍니다.


 ”시엘아!“

하고 부르며 쪼르르 달려오던 그녀는 츄르가 먹고 싶을 때가 아니면 문 앞에 앉아서 바라보고만 있습니다.

 “왜 불렀냥? 용무가 있으면, 네가 오너라. “

 시엘이가 성장하면서 영양제는 유산균만 챙겼었는데, 이제는 오메가 3도 챙기고 있습니다. 오메가 3 가 털의 윤기에도 좋고, 심장질환, 눈 건강, 스트레스 완화에도 좋다고 하는 말에 병원에서 구매했습니다. 가루약보다 캡슐형이 흡수에 더 좋다고 하여 알약을 아침마다 먹이고 있습니다. 시엘이도 이제 애기 아니라고 했으니 알약 먹자. “아” 하렴.

 오메가를 먹었으니, 츄르로 달래 봅니다. 츄르 외에도 시엘이를 사로잡는 건 캣닢입니다. 어렸을 때는 거들떠도 안 봤는데 성묘가 되더니, 캣닢에 격하게 반응합니다. 시엘이도 고양이였구나. 시엘이의 반응을 보고, 누리에게도 추천했지만 누리는 시큰둥하다고 합니다. 고양이의 취향을 존중합니다.

 시엘아, 너만 좋다면 나도 좋다. 지금처럼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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