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 일지(3)

세상은 신기한 게 너무도 많아

by 진이랑

시엘이는 새벽부터 일어나서 활개를 칩니다. 발가락을 공격하는 것은 기본이고 몸을 밟고 다니기 일쑤입니다. 움직이는 모든 것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그녀의 눈동자가 한 곳을 바라보고 몸을 움츠리면 도약이 준비되었다는 신호입니다.


집에 올 때 지하철을 탔을 때에도 창 밖의 움직이는 풍경에서 눈을 떼지 못했었는데 지금도 창을 통해 사물의 움직이는 것을 보는 것을 즐겨합니다. 혹시 그녀의 날카로운 발톱이 방충망을 찢고 그리로 나가는 것은 아닐지 걱정이 되어 일거수 일투족을 살펴봅니다. 다행히 말썽을 부리지 않고 한동안 구경하다가 자리를 옮깁니다.


이제 3개월 생인 시엘이는 박스에 들어가거나 높은 곳에 올라가는 것도 좋아하는데 박스에 들어가면 못 나오도록 장난을 칩니다. 그럼에도 다시 들어가서 장난을 합니다. 높은 곳을 올라가는 본능은 스크래치를 통해 티비장으로 올라가서 헬스용 자전거를 발판으로 빨래 걸이대에 올라갑니다. 빨래들은 시엘의 무게 견뎌낼 수 없어 시엘이는 떨어집니다. 고양이는 고양이인지라 키에 비해 높은 곳에서 떨어졌는데도 아무렇지 않게 다시 시도합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시도하는 그녀의 모습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사고를 치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아내의 원피스가 바람에 흔들리는 것을 보고 발톱과 이빨을 이용해 물어뜯고 난리 부르스를 칩니다. 아내는 가만히 지켜보만 보고 있는 저에게 “원피스 다시 사주는 거지?” 하고 물어 옵니다. 소파를 고를 때에도 시엘이를 키울 생각하고 시엘이가 사고 쳐도 아깝지 않을 것으로 골랐습니다. 성묘가 되면 얌전해지겠지 하고 있지만 가만히 누워있는 그녀의 모습은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


말라깽이 시엘이는 이제 제법 배도 빵빵하게 나옵니다. 식사량을 줄여야 하는 건 아닐까 싶은데 아내는 손이 큽니다. 참치는 접종이 마무리되면 줄이고 간식을 주기로 했는데 식성이 육식이라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바닥에 먼지나 종이조각 등이 있으면 신기해서인지 자꾸 먹고 있습니다. 혹여 탈이 날까 바로 청소기를 돌리고 치우지만 발톱으로 만들어 내고 입에 삼켜버리니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발톱도 잘라줘야 하는데 잘못 자르면 피가 날 수 있다는 말에 엄두를 못 내고 있습니다. 목욕도 해줘야 하는데 1년에 한 번 하면 좋은데 사람이랑 같이 살기 위해 자주 씻기는 거라 피부에 좋지 않다는 말에 조금 더 크면 목욕을 시켜야지 하고 있습니다. 고양이 티슈로 씻기는데도 가만히 있질 않습니다. 서럽게 울며 놓아달라고 발버둥을 칩니다. 물에 젖은 털을 그루밍 하느라 정신없는 그녀를 보며 과연 목욕을 시킬 수 있을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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