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 일지(4)

발톱도 쑥쑥 자란다

by 진이랑

시엘이는 어느덧 출생한 지 만 3개월이 되어갑니다. 지금의 귀여운 모습 그대로 멈추길 바라지만 쑥쑥 자랍니다. 한편으로는 성묘가 돼서 얌전해졌으면 하고 바라기도 합니다. 아내는 유튜브에서 꾹꾹이(고양이가 자신의 집사를 안마하듯 누르는 행동)를 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며 시엘이는 언제 꾹꾹이를 하는지 물었습니다.


아직도 뛰어다니느라 정신없는 시엘이를 보면 얌전히 꾹꾹이를 하는 모습은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 자고 있을 때를 제외하곤 에너자이저라도 되는 것처럼 쉴 새 없이 움직입니다. 박스랑 쇼핑백에 들어가는 것을 좋아해서 시엘이 크기의 박스와 쇼핑백은 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박스는 형태가 있어서 괜찮은데 쇼핑백은 형태가 무너지는 경우가 있어서 못 들어가기도 하고 끈에 목이 걸려서 실랑이를 벌이기도 합니다. 그 모습을 보고 실소를 뿜어내며 끈 부분을 가위로 잘라주었습니다.


시엘이의 뒷모습을 보다가 귀에 상처를 발견했습니다. 좁은 틈을 다니다가 쓸린 건가 하고 약을 발라주었습니다. 그리고 시엘이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해 보니 그루밍을 마치고 뒷발로 뒷덜미를 긁는데 발톱이 꽤 나와있었습니다. 평소 발톱을 집어넣고 있어 잘 몰랐는데 발톱이 많이 자랐습니다. 1차 접종할 때만 해도 스크래치를 잘해서 발톱 관리가 잘 되고 있다고 했는데 방심은 상처를 남겼습니다.


펫 마트에 가면 발톱깎이와 귀 세정제를 바로 살 수 있었지만 아내가 좋은 걸 써야 한다고 미리 알아본 브랜드의 제품을 주문합니다. 시엘이는 부쩍 자랐는데 대응이 늦어서 필요한 물품을 제 때 구비하지 못해 귀에 상처가 생긴 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습니다.


시엘이는 본인 상처인데도 금세 잊고 장난을 합니다. 요즘은 저희가 먹는 음식에도 흥미를 보여 식탁에도 자주 침범합니다. 혼을 내도 장난하는 줄 알고 도망갔다가 다시 와서 발로 톡톡 치다가 이내 무릎으로 올라옵니다. 아련한 눈빛으로 바라보지만 어림도 없습니다. 다시 바닥으로 내려놓습니다.


시엘이가 어렸을 때는 품에 안겨서 잘 잤는데 요즘은 안기면 도망가기 바쁩니다. 만지려고 하면 도망가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 쫓아옵니다. 혼자 있는 것은 싫은데 스킨십을 원하진 않나 봅니다. 시엘이는 밀당의 귀재가 되고 있습니다. 본인이 원할 때만 골골 소리를 내며 만져달라고 다가옵니다. 그리고 언제 그랬냐는 듯 휙 몸을 돌려 사라집니다. 다른 것을 하고 있으면 갑자기 달려들어서 툭 치고 혼자 놀라서 도망칩니다. 시엘이는 재미있어서 하는 행동이지만 발톱이 길다 보니 집사에게는 상처가 남습니다.


발톱깎이를 주문하며 귀 세정제와 샴푸도 주문을 했습니다. 목욕을 할 때에는 얌전했으면 좋겠습니다. 단모종이라 1년에 1번만 해도 된다고 하지만 함께 살아야 하니 1달에 1번은 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고양이 특유의 냄새가 미미하게 나고 있습니다. 이제는 익숙해진 시엘이의 냄새를 알싸한 샴푸 향으로 바꿔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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