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때가 제일 귀여워요
시엘이는 어느덧 3개월 차가 되었습니다. 1차 접종을 맞고 나선 저를 더욱 경계합니다. 아침, 저녁으로 약을 먹이고 귀 청소와 양치를 도맡아 했더니 싫은 사람이 되었나 봅니다.
아침에 아내가 시엘이 보라고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라는 프로그램을 켜놓았습니다. 별 관심 없이 뛰놀기 바쁜 시엘이는 몰티즈의 짖는 소리에 반응을 했습니다. 자리를 바꿔서 티브이 앞에 자리를 잡더니 뒷발로 서서 티브이를 보았습니다. 티브이 받침대로 도약하더니 티브이에 들어갈 기세였습니다. 이내 티브이 뒤로 돌아서 나오더니 잡히지 않는 것엔 관심이 없는지 다시 장난을 치다가 몰티즈 짖는 소리가 나면 티브이 삼매경입니다.
호기심과 도약력은 점점 높아져서 못 올라가는 곳이 없을 정도입니다. 영역도 방에서 거실로 넓혔고 온 집을 우다다 거리며 달려 다닙니다. 골골거리며 다가와서 애교 부리던 개냥이는 가출하고 사고뭉치 녀석이 들어온 모양입니다. 잠시 한 눈을 팔면 상상하지도 못할 곳에서 나옵니다. 서랍 안에서도 나오고 박스나 쇼핑백에 들어가 있는 걸 즐깁니다. 안 보여서 찾아보면 책장 위에 웅크리고 있거나 높은 곳에 올라가 있습니다.
거실에서 훤히 보이는데 자세를 낮추고 사냥이라도 하려는 듯 포복을 해서 오다가 갑자기 돌진을 하기 일쑤입니다. 움직이거나 소리 나는 것은 모두 시엘이의 관심 대상입니다. 아침에 전기레인지에 올라가서 가방에 넣어두고 혼을 냈습니다. 청정기 위에도 올라가서 움직이며 버튼을 눌러대기 일쑤라 전기레인지는 누르고 있어야 작동을 하지만 다칠까 봐 걱정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 알 리가 없는 시엘이 에게는 나쁜 집사일 뿐입니다. 낚싯대도 질렸는지 큰 반응을 보이지 않습니다. 전에 타코야끼를 사 왔을 때 격하게 반응하길래 고양이용 가다랑어포를 사다 주었는데 관심을 보이긴 하나 먹진 않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주식인 고양이 참치 외엔 관심을 보이질 않습니다. 식성도 바꿔줄 겸 고양이 고등어도 샀는데 아직 반응을 확인하진 못했습니다.
아내는 잘 먹는 참치로 사지 왜 고등어를 샀는지 물었습니다. 고등어를 먹으면 두뇌계발에 좋고 털의 윤기에도 좋다고 말했더니 자식 위하는 엄마의 마음인지 시엘이 털에 윤기가 없었는데 참치만 먹여서 그런가 보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참치의 효능 물었습니다. 참치의 효능은 피부 미용에 좋다고 말해주었습니다. 골고루 먹여야겠다며 좋아했습니다.
시엘이 혼자만 키우고 있기 때문에 경쟁자도 없어서 밥을 먹을 때 장난을 쳐도 개념치 않습니다. 참치 비율이 낮게 사료랑 섞이거나 마르면 거들떠보지도 않습니다. 식습관을 개선할 겸 간식을 일체 주지 않고 있습니다. 접종이 끝나고 참치 비율을 줄이고 사료만 먹으면 그때 간식도 가끔씩 줄 예정입니다.
시엘이는 잠을 잘 때면 사람의 온기를 찾아 머리맡에서 잠을 청합니다. 깨어나면 숨바꼭질하기 바쁩니다. 잠시도 쉬지 않고 움직입니다. 제가 보기엔 아슬아슬할 때도 있어 다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개냥이에서 사고뭉치로 변한 시엘이가 성묘가 되면 의젓할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