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엘 입성기

반려묘와 동거 시작

by 진이랑

아내와 함께 시엘이를 데리러 홍대로 향했습니다. 시엘이는 입양받기로 한 고양이를 보고 천사 같다는 생각이 들어 “루시엘”에서 루를 성으로 생각하여 생략하고 시엘이로 이름 지었습니다. 아내가 짓고 싶어 했던 오구(오구오구 귀여워서 오구라고 했습니다)를 제치고 지은 이름으로 자는 모습이 천사 같았습니다.


시엘이는 아내의 지인의 소개로 고양이 카페 사장님께 분양받은 아깽이(아기 고양이)로 지난주에 방문했을 때는 잠자는 모습밖에 보지 못했습니다. 시엘이는 품종묘라고 보긴 어렵고 먼치킨의 후예인데 먼치킨 롱 레그라고 합니다. 먼치킨이 열성이라 먼치킨 특성인 유전병에 걸리진 않는다고 했습니다.


고양이 카페에서 다른 고양이들도 많았지만 시엘이가 제일 예뻤습니다. 다른 고양이들이 와서 애교를 부려서 만지긴 했지만 한 눈을 팔진 않았다고 합니다.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며 반려묘에 필요한 물품을 준비하고 집사가 되기 위한 준비를 했습니다.


데려오기로 약속한 날이 되었습니다. 14시~16시 사이 방문하기로 했는데 아내는 6시부터 깨웠습니다. 너무 빨리 출발하는 것 아니냐고 했으나 데이트할 겸 나가자고 하여 홍대로 향했습니다. 드디어 기다렸던 시간이 되었고 시엘이를 데리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시엘이는 투명 케이스 안에만 있다가 낯선 환경으로 나오게 되어 당황했는지 계속 울었습니다.


택시를 이용할까 생각했으나 혹여 기사 분이 싫어하진 않을까 하여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로 했는데 계속 울기만 하니 걱정이 되었습니다. 지하철을 타자 언제 그랬냐는 듯 조용해졌습니다. 아내는 아기 달래듯 시엘이에게 계속 말을 건넸고 승객들 중에는 시엘이를 보고 귀엽다며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시엘이와 승차에 신경이 쓰여 더 길게 느껴진 여정이었습니다. 시엘이는 지하철의 창문으로 지나가는 풍경을 바라보며 케이지의 구석진 곳을 차지했습니다. 지하철에서 내리자마자 다시 울기 시작했습니다. 저희는 에티켓을 아는 녀석이라고 농담 삼아 이야기했습니다.


집에 도착해서 케이지 상태로 자리를 잡아주었습니다. 낯선 환경이 신기했는지 더 이상 울지 않고 탐색을 했습니다. 일주일 정도는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고 알고 있어 조금씩 친해져야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2개월 갓 지났기에 배변을 어떻게 시켜야 하나 걱정을 했는데 바로 모래에서 볼일을 보고 뒤처리까지 했습니다.


본인의 집은 뒤로 하고 침대에 올라와 이불속에 자리를 잡고 잠을 청했습니다. 잠을 자고 난 후 진정이 되었는지 골골 소리를 내며 온몸을 비벼댔습니다. 아내는 도도한 고양이가 온 줄 알았더니 개냥이가 왔다고 하였습니다.


시엘이는 우리 부부가 함께 키우는 반려묘이고 아기 고양이라 새벽같이 일어나서 식사를 챙겨주고 화장실 청소를 해주었습니다. 잠은 잘 잤는지 어디가 아픈 건 아닌지 아기가 생긴다면 이런 느낌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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