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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이랑 Nov 02. 2024

친하진 않았지만, 섭섭하네요

누군가의 퇴사

 N님은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진 않아서 친분은 없는 상담사입니다. 그녀의 첫인상은 별로였습니다. 팀원들로부터 오류 건을 전달받아 피드백을 주로 했기 때문에 그녀도 저를 불편해했을 수 있습니다.


 N님에 대한 인식이 변한 것은 우연한 계기였습니다. 그녀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듣고, 정말 긍정적인 사람이구나, 다음에는 조금 더 친절하게 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휴게실에는 복지의 일환으로 맹인 안마사 분이 정해진시간에 안마를 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안마를 받으며, 안마사 분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 저는 마침 휴게실에서 잠을 청하고 있었습니다. 안마받는 곳은 파티션으로 나누어져 있지만, 방음이 좋은 곳은 아니었기에 뜻하지 않게 대화를 듣게 되었습니다.


 N님은 평생 제빵 쪽 일만 했다고 합니다. 자신의 가게를 차려서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빵을 만들며 장사를 했었는데, 결국 폐업을 했습니다. 뒤늦게 취업 지원의 도움으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빵만 만들다가 처음 해보는 회사 업무에 적응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이전 회사에서는 일을 못한다고 질책받기 일쑤였고, 결국 퇴사를 권고받았습니다.


 이곳도 일이 쉽지 않지만, 자신이 6개월 이상 근무를 할 수 있게 해 줬고, 다양한 업무로 어려워하는 자신을 비교적 쉬운 업무를 할 수 있게 배려해 주고, 자세하게 알려줘서 지금까지 다닐 수 있었다며 행복하다고 했습니다.


 사람은 알수록 친밀감이 드나 봅니다. 이후로는 그녀에게 코칭할 때, 말투나 피드백 내용에 대해 조금 더 신경을 써서 말했습니다. 그 이후로 시간은 흘러 어느덧 N님이 입사한 지 1년이 되었습니다. 개인 사정은 모르지만, 퇴사를 하게 되었다며, 그동안 감사했다고 샌드위치와 우유를 챙겨주었습니다.


 10월 31일 N님 외 2명이 퇴사했습니다. 팀원 중에는 퇴사자가 없어 3명 모두 친분이 없지만, 그래도 N님이 퇴사할 때는 조금 더 챙겨줄 걸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세가 있어서 다른 곳에서의 적응이 쉽진 않을 것이라는 걱정이 되었습니다. 본인이 평생 해왔던, 좋아하는 빵을 만드는 일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그분 몰래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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