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는 용띠
조카의 소식을 들은 지 조금 되었지만, 임신 초기라 조심하고 있어 주위에 이야기를 한 적은 없었습니다. 7살 차이 여동생이 아이를 갖다니, 세월의 흐름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어렸을 때 포대기에 여동생을 업었던 기억이 있고, 동생 줄 분유를 타다가 맛만 본다는 게 맛있어서 먹다가 어머니께 혼난 기억도 스쳐 지나갑니다.
여동생의 출산 예정은 25년 1월입니다. 평소 띠를 신경 쓰진 않지만, 아이들이 태어날 때면 검은 호랑이나 푸른 용의 띠 등 뉴스에서 몇 번 본 적이 있어 25년을 확인하니 ‘푸른 뱀’의 해였습니다.
여동생 부부를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거리가 2시간 정도면 그리 먼 것은 아닌데, 먹고살기 바빠 시간을 내어야 만나는 것이 아쉽습니다.
“아내가 갑자기 뱀띠 이야기를 해서 우리 집에 뱀 띠가 누가 있지 하고 한참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우리 조카더라.”
“아, 그런데 우리 뽀냥이는(태명) 뱀 띠가 아니라 용 띠더라고.”
“25년은 뱀 띠 아니야?”
“응, 몰랐는데 알아보니, 용 띠래. 입춘 기준이야.”
“아, 진짜? 1월 1일 기준인 줄 알았지. 방금 듣고도 음력 기준인가 했어.”
“부모님도 모르셨나 보더라고, 잘 못 안 거 아니냐고 다시 알아보라고 하셨어. 그런데 포털 사이트에 나오더라고. “
“용이 뱀보다 좋지 않을까?”
“글쎄 용 꼬리보다는 뱀 머리가 낫다고 생각했지. 그리고 남편이 용 띠랑 궁합이 안 좋대. 그런 거 믿진 않지만 안 좋다고 하는 건 신경 쓰이잖아.”
“그럼 출산을 참아서 뱀 띠로 낳는 건 어때? “
“오빠, 그 건 말도 안 되는 소리인 거 알지? “
조카가 나오길 기다리는 동생 부부와 가족들.
많은 사람의 기다림과 축복 속에 사랑스러운 선물이 다가오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