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은 길고, 휴가는 짧다
여행은 일상에 새로운 활력소를 줍니다. 가기 전부터 설레는 마음이 듭니다. 다녀와서도 여행 이야기를 나누며, 좋았던 기억을 떠올립니다.
친구는 국내 여행을 할 바엔 돈을 조금 더 보태서 동남아를 다녀오는 게 더 좋다고 했습니다. 동남아를 가보진 않았지만, TV를 통해 간접 체험을 했을 때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아내와 저는 우리나라에도 안 가본 곳이 많고, 특별한 계획 없이 편하게 가기도 좋아서 국내 여행을 하기로 했습니다. 아내는 겨울 바다를 보고 싶다며, 여행 가서 숙소 밖은 안 다닐 거라고 했습니다. 오션뷰의 숙소를 예약하고, 휴가가 되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침대가 창문 앞에 배치되어 있었지만, 누워서는 안 보이고 앉아야만 보였습니다. 그래도 오션뷰에 만족하며
커피를 마시며 한참을 멍하니 밖을 보았습니다.
아내는 숙소에만 있겠다더니 가고 싶은 곳을 이야기했습니다. 해동용궁사, 이기대공원 해안산책, 모모스커피 세 곳을 가고 싶다고 했습니다. 아마 아내가 여행 와서 이야기한 것은 저의 여행 성향 때문일 것입니다.
사실 아내와 저의 여행 성향은 정반대입니다. 아내는 휴양이고, 저는 관광입니다. 여행하기 전부터 여행지를 미리 알아보고, 교통편이나 맛집 그 외 정보를 확인하고 계획대로 실행하는 편입니다. 계획대로 되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받아서 아내를 만난 이후는 무계획이 계획입니다.
첫날은 해동용궁사를 갔다가 해운대를 산책하고,
둘째 날은 이기대공원 해안길을 걷고, 모모스 커피를 가기로 했습니다. 셋째 날은 아침에 해운대 산책을 하고, 인천으로 돌아옵니다.
살면서 바다를 이렇게 오래 본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봐도 봐도 예쁘고, 끝없이 펼쳐지는 에메랄드빛 바다에 시선도 마음도 빼앗겼습니다. 이 따뜻한 남쪽 도시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알고 간 것은 아닌데, 동백꽃이 개화해서 서프라이즈 선물을 받은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다음에도 부산은 겨울에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추운 서울에 있다가 따뜻한 부산에 있으니, 몸도 마음도 따뜻해진 것 같았습니다. 아내와 저에게는 패딩이 짐이었는데 부산 사람들은 패딩을 입고 있는 걸 보니, 캐나다에서 오셨던, 겨울에도 반팔 입고 다니던 교수님이 생각났습니다.
모모스커피 마린시티점은 숙소에서 5분 거리에 있는데 본점을 간다며 1시간 40분 거리를 지하철을 타고 가는 비이성적인 행동도 하고, 부산에서만 즐길 수 있는 여행을 하자고 해놓고 스타벅스를 가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부산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이재모 피자도 먹고, 부산하면 생각나는 부산 어묵과 돼지국밥도 먹었습니다.
매년 다시 부산으로 놀러 가고 싶을 정도로 만족스러운 여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