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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이랑 Oct 01. 2021

모기,끝나지 않는 전쟁

시엘이를 구해줘

 저녁에 티브이를 보며 시엘이와 놀고 있는데 아내가 불렀다. 무슨 일인가 했는데 방에 모기가 있다고 잡아달라고 했다. 지금은 시엘이와 놀고 있으니 조금 이따가 잡겠다고 말했다.

 “그래, 근데 어차피 모기 때문에 잠을 못 자서 자기가 잡고 잘 걸.”


 방에 들어와서 아내 옆에 누워서 폰을 만지고 있었는데 발가락 부분이 간질 간질 했다. 일어나서 보니 모기에 물려 살짝 부어올랐다.  있는 부분에 액체형 모기약이 켜져 있어서 모기도 약에 취한 상태였고 방바닥에 있던  손으로 잡았다.


 시엘이가 그루밍할까 봐 살충제를 뿌리지 못하고 있어서 직접 잡는 방법뿐이었다. 일어난 김에 보이는 대로 잡으려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침대 프레임에도 붙어있어 잡은 다음 눈을 붙였다.


 너무 간지러워서 새벽 2시 반에 잠이 깨었다. 모기 때문에 강제로 기상을 하게 되니 너무 짜증이 났다. 일어나서 불을 켜고 천장에 붙어 있는 모기를 3마리 정도 잡고 다시 누웠다. 시엘이가 평소처럼 5시 반에 깨울 텐데 3시간도 채 못 자겠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언덕에 위치해서 지하 3층이 일반 1층 높이라 8층 높이를 모기가 날아온다는 것이 이해가 안 되어 창 밖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파트가 단지로 형성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주위 빌라 옥상에 비가 온 뒤 물이 고였고 모기들이 부화되어서 상대적으로 가까운 거리에 있는 우리 집으로 들어오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평소에는 괜찮다가 비가 온 뒤 극성이라 비 오는 날 이후에는 창문을 닫아 놓아야겠다.


 시엘이에게 심장 사상충 약을 발라두어 조금은 안심이 되지만 모기는 고양이에게 더 치명적이다. 시엘이는 모기의 존재는 아랑곳없이 5시 반에 나를 깨웠다. 고롱고롱 소리를 내며 가슴 위에 올라와 애교를 부린다.  일어나서 시엘이 아침을 챙겨주고 모기를 보이는 대로 잡았다. 반지하 살 때보다 모기를 더 많이 보았다.


 사랑니를 뽑고 모기에게 시달려서 잠을 설쳐서인지 혓바늘까지 돋았다. 날씨가 더 추워져서 모기가 활동을 하지 않기를 바라며 방충망에 모기약을 뿌렸다. 주위에 모기의 천적인 잠자리라도 풀고 싶은 심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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