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피스 천피스
학창 시절부터 꾸준히 보고 있는 애니메이션이 있다. “원피스”라는 만화로 만화책도 모으고 피규어를 모을 정도로 좋아한다. 4년 전쯤 1000피스짜리 원피스 퍼즐을 구매해서 맞췄었다. 시간 날 때마다 조금씩 해서 한 달 정도 걸렸었다. 이사를 하면서 액자가 부서져서 퍼즐이 다 흩어졌었다. 잊고 지내다가 롯데마트에서 액자를 보고 문득 다시 맞춰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는 액자를 사서 가겠다는 나를 만류하고 택배로 받도록 했다. 쉬는 기간 동안 완성할 요량이었는데 택배로 받고 보니 금요일 저녁에 수령하였다. 출근 전에 완성해야겠다는 목표로 일요일까지 맞춰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퍼즐을 시작한 첫날, 그림을 보고 맞춰야 할 텐데 박스를 버려서 전체 그림이 없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인터넷으로 검색하여 그림을 보면서 맞추는데 그림이 작은 데다가 폰이 안 사용하면 꺼져서 불편했다. 요령 없이 맞추다가 유튜브에 조립 영상을 찾아보았다. 500피스 영상이었는데 편집으로 빠르게 진행되어 도움이 되진 않았다. 아내가 그걸 보더니 티브이로 유튜브 영상의 조립된 화면으로 띄워놓고 참고하면서 조립하도록 조언을 했다.
첫째 날은 바닥에 펼쳐놓고 장시간 조립했더니 허리가 아팠다. 둘째 날은 식탁 위에 올려놓고 조립을 했다. 아침 먹자마자 시작을 해서 윤곽을 많이 잡았다. 아내에게 도와달라고 요청을 했지만 아내는 “원피스”를 안 봐서 그림이 감이 안 온다며 거절을 했다.
식탁에서 해도 장시간 앉아있는 것은 허리가 아파왔다. 50분 정도 하고 10분 침대에 누웠다가 하거나 일어나서 스트레칭을 했다. 아내는 그 모습을 보면서 징하다며 목표를 여유 있게 잡으면 되지 않냐며 핀잔을 주었다. 저녁에는 시엘이 캣타워가 배송하면 조립해야 해서 내일 마무리할 생각으로 쉬고 있었다. 아내는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외출을 해서 그런지 머리가 아프다며 일찍 잔다고 하였다. 자기에는 이른 시간이라 택배도 기다릴 겸 나가서 피스를 맞추었다.
조각만 보았을 때는 어떻게 맞춰야 할지 감이 오지 않는다. 나는 인물 먼저 하고 같은 색상끼리 모은 다음 그 색상이 들어가는 곳이 모아놓고 맞추었다. 색상이 비슷해서 감이 오지 않을 때는 모양별로 나누었는데 돌출부가 없는 것끼리 모으고 돌출부 개수별로 나누어서 모양을 보고 조립했다.
3일 차에 드디어 완성을 했다. 완성 전에 시엘이 손에 닿지 않게 냉장고 위에 올려놓았다. 음료수를 꺼내기 위해 냉장고 문을 열었다가 몇 조각을 찾아 헤매는 수고도 있었지만 목표했던 기간 안에 만들어서 성취감이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