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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이랑 Oct 19. 2021

지금은 신입교육생

직장인의 비애

 아내와 함께 출근길에 나섰다. 월요일이라 그런지 지하철은 만원이었다. 30분 정도 타고 갔는데 사람이 많은 지하철은 누구에게나 힘들 것이다. 10대 학생부터 연로하신 분들까지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대부분 핸드폰을 보고 있었고 앉아있는 몇몇은 졸고 있었다. 인천에서 서울로 출근하는 사람들이 많은 모양이었다. 아내와 나는 서로를 의지하며 갔다.


 나는 신도림에서 내렸는데 많은 사람들이 내리는 곳이라 계단을 내려가는 길은 사람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물결이 흘렀다. 여유 있게 나온지라 흐름이 잔잔해지는 것을 기다렸다. 다시 한번 지하철을 갈아타고 10분 정도 걸었다. 출근하는데 1시간 10분 정도 걸려서 적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집 근처보다는 조건이 괜찮았다.


 아내와 함께 나와서 출근 시간보다 일찍 도착했다. 회사 바로 앞에 공원이 눈에 들어왔다. 친절하게 산책로가 750미터라고 적혀있었다. 산책하시는 분들도 몇 분 있었고 가운데에 위치한 테니스 장에서 복식으로 테니스를 하는 분들도 있었다. 여유 있는 삶이 보기 좋았다.


 산책로에는 정신 건강 관련된 부분과 나를 사랑해야 한다는 메시지도 있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걸으니 1바퀴를 돌았고 10분 정도 걸렸다. 시간이 조금 여유 있어 1바퀴를 더 거닐고 출근을 했다

 들어선 사무실은 넓은 공간에 노후된 시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면접 보면서 한 번 훑어본 공간이었지만 역시 낯설었다. 교육장에 앉아서 어제 교육받았던 부분을 훑어보았다. 교육 동기도 곧 출근했다. 나와 동기 이렇게 둘이라 조촐하게 교육이 시작했다. 한동안 쉬다가 교육을 받기 위해 장시간 앉아있으니 졸음이 쏟아졌다.


 교육 50분, 휴식 10분이라 학생 때의 교육시간이었다. 학생 시절로 돌아가면 공부를 열심히 했을 텐데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졸음이 오는 걸 보니 별다르지 않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장비 및 서비스 관련 교육을 들었다. 생소한 용어들이 사용되어 다소 이해가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업무가 어려울 것 같진 않았다.


 아직 오전인데 퇴근하고 싶다. 어제는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첫날이라 긴장이 되었지만 오늘은 둘째 날이라 익숙해진 데다가 날씨마저 포근하다. 놀고 있을 때는 다시 구직을 해야 한다는 걱정을 했었다. 구직을 하니 퇴근과 주말만 기다린다. 어쩔 수 없는 직장인의 비애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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