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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이랑 Nov 01. 2021

새로운 시작

변화는 스트레스를 동반한다

 다시 일상이 시작되었다. 시엘이도 나의 출근을 아쉬워하는 듯이 아침 인사를 격하게 했다. 코를  턱과 입술에 비벼대는데 침인지 모를 분비물로 촉촉해졌다. 고롱고롱 소리를 들으며 쓰다듬다가 10분 정도 잠들었다. 시엘이도 그 새 잠들었다가 내가 깬 걸 눈치채고 언제 잠들었냐는 듯 고롱고롱거렸다.


 아내는 토요일에 백신 2차를 맞고 일요일에는 열도 오르고 기운이 없어했었는데 아침에는 차도가 있었는지 열은 내렸다. 시엘이의 아침을 챙겨주었는데 별 반응이 없었다. 요 며칠 소시지를 잘 안 먹는 것 같아서 츄르 몇 가지를 구매해서 번갈아 주었더니 사료는 바라보지 않았다. 아침부터 애교쟁이 시엘이를 굶길 순 없어 츄르를 하나 준비해주고 출근 준비를 했다.


 만원 지하철에 몸을 싣고 갈 생각을 하니 발걸음이 쉽게 떼지지 않았다. 그래도 출근은 부평에서 출발하는 지하철이 있어 앉아서 갈 수 있어 편하게 가는 편이었다. 퇴근은 신도림에서 부평으로 돌아오는 거라 정말 많은 사람들에 치이고 긴 줄로 기본 한 대는 보내고 타도 만원이었다. 사실 무엇보다 발걸음이 무거운 것은 새로운 환경에서의 근무였다.


 상담 업무를 1년 동안 해왔지만 시스템이 달라서 전산 실습 없이 이론 교육만 받고 실제 업무를 하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되었다. 출근 후 사무실에 들려 교육강사에게 인사를 하고 교육장에서 앉아 있었다. 센터장에게 급여 테이블 안내를 받고 근로계약서를 작성했다. 급여 테이블 안내를 받고 전 직장보다는 나은 조건에 다소 안도하였다.


 지인을 통해 입사를 한 거라 전 직장보다 나을 거라는 이야기만 들었었다. 상담업무에 처음 발을 디딜 때의 설렘이나 긴장은 없었다. 다만 교육기간 중 간접 체험했을 때 부서별로 역할이 나누어지지 않아 다양한 상담을 진행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되어 부담스러운 면이 없지 않았다.


 첫날부터 실전에 투입될 줄 알았는데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교육기간에 못 나간 진도를 진행했다. 오전에는 이론교육만 진행되었다. 점심을 먹고 회사 앞 공원을 거닐었다. 구내식당이 있어 회사 앞 식당을 전전긍긍하지 않는 것과 산책할 수 있는 공원이 있는 것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오후에는 전산 실습과 동석이(선임 상담사 옆에서 실제 상담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보고 듣는 것) 예정되었다. 강사님은 너무 부담 갖지 말고 고객들의 요구사항을 캐치하는 정도로만 진행하면 된다고 했다.


 새로운 곳에서 상담업무를 하게 되었다. 아직 경험하지 못한 것에 대한 부담과 걱정이 새로운 시작에 대한 설렘이나 기대보다 크다. 잡코리아에서는 3곳의 외식 기업에서 포지션 제안이 왔다. 이미 취업을 확정한 상태에서 와서 미련도 없었지만 내가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때면 물리고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


 입사 첫날, 퇴근만 기다리며 오늘의 일과를 되돌아본다.

다 잘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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