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내는 아이
늦게 도착하는 작은 아이를 데리러 갔다가 무심코 바라본 밤하늘은 휘영청 큰 달이 떠있었다.
너는 나를 내려다보고, 나는 너를 보려니, 고개를 들고, 허리도 젖혀서 보고 있다.
밝게 빛나는 너를 담고 싶어, 핸드폰 카메라를 꺼냈다.
찰칵,
찰칵,
여러 번 시도하였으나, 둥근달은 불빛에 퍼져 보였다.
함께 간 큰 아이에게, 네 핸드폰으로 찍어달라 했으나 거절당했다.
요즘 큰아이와 관계가 좋지 않다.
시험을 잘 보지 못한 관계로, 화만 내고 있다.
앞으로 일정을 물어봤을 때도 대화를 피하고 있다.
약도 제대로 먹지 않아 늘 같은 소리를 했더니 듣기 싫었던 모양이다.
의사 선생님이 아이가 한 말을 그대로 전달하겠다며, 아이 상담 중 나를 불렀다.
"지금까지의 모든 말 중 1/3만 전달하세요."
알겠다고 하고 상담실을 나왔지만, 억울한 마음이 든다.
아이는 나와 싸우면, 약을 먹지 않는다. 자신의 건강으로 나에게 협박한다.
비수에 꽂히는 말도, 거침없이 한다.
"그러니까, 이혼당했지."
"너, 화가 나서 막말하나 본데, 나중에 엄마한테 그런 거 후회할 거야."
나도 가끔 그런다.
주양육자인 나보다, 바람나서 가정 버린 아비를 더 찾는 모습에 화가 나서, 거기서 살라고 했다.
병원에서 작성하는 문진표를 얼핏 봤더니, 기분이 전보다 더 좋지 않다는 것에 죄다 체크를 한 것 같다.
병원을 나와선, 한 마디도 하지 않고, 따로 걸으며 집에 왔다.
약을 안 먹어도 못 본 체해야 하나?
또 한해 공부? 지금 마음상태론 힘든 거 아는데, 도통 말을 듣지 않는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답답하다.
사진 속의 일그러진 달 같다.
우리, 참 이쁘게 잘 살았는데..
윤아, 너 참 반짝반짝 빛났는데…
근본, 그 자체는 선한데, 어떤 도구로, 어떻게 표현함에 따라, 모양이 일그러지거나, 못난이로 표현될 수 있는 듯하다.
우리의 상황을, 그걸 온전히 겪은 너라서,
마음이 많이 힘들어?
우리 아들, 엄마 바라기였는데…
울면서 엄마한테 미안하다고 말하면서, 왜 그렇게 모진 말만 하니?
엄마가 너무 미안해.
근데 너도 이젠 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엄마 좀 이해해 줘.
예전에는 이랬는데, 그러지 말고, 앞으로 어떻게 살건지 고민하자.
제발..
마음아, 언제 괜찮아지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