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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호 Jul 18. 2024

인생은 한번이야

그냥 일기

이것만 알려주면 안 될까,

왜 날 떠났었는지.


릴러말즈의 <일어나 보니>의 가사 중 일부다. 일어나 보니 네가 없더라, 로 시작하는 가사는 이별에 대해서 적나라하게 읊조린다. 


몽골에서 귀국한지 하루가 됐다. 아직 머릿 속엔 여전히 초원이 남아 있다. 파란 하늘이 남아 있고. 비가 내리는 하늘은 흐릿한 구름만이 가득하다. 주변에 가득한 건물. 건물 틈에 피어난 풀. 그 사이에도 예쁜 꽃이 있었지만 잘 보이지 않았다.


애쉬 아일랜드는 일본의 한 래퍼와 결혼했다. 트럼프는 유세 중 총에 맞았다고 한다. 


다음 생을 모르기에 이번 생엔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사는 걸 텐데. 비가 주륵주륵 내리는 탓일지 몸이 축 처진다. 이대로면 흐느적 거릴 수도 있지 않을까. 흐느적 거리다 보면 엄마가 치워주려나. 


장난처럼 얘기한 적이 있다. 돈 많은 예쁜 누나 만나고 싶다고. 사실 장난은 아니다. 언제였더라, 2018년에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라는 드라마(?)가 인기를 끌었던 적 있다. 그땐 말을 좀 순화하기로 했다. 돈 많은 예쁜 누나라는 말은 너무 속물적이니까. 밥 사주는 예쁜 누나가 이상형이라고.


아마 학생 때부터 줄곧 해왔던 말 같다. 근데 이렇게 말하면 너무 덜 진지하게 보였다. 그래서 이상형을 귀여운 사람이라고 말했다. 귀여운 건 강아지도 고양이도 귀여운데.. 굳이 사람을 만날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결국 귀엽고 예쁘고 잘 생긴 건 상대적인 걸 테니까. 


나는 내가 일 안 하고 먹고 살 수 있을 만큼 돈 많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되게 파렴치한 생각이지. 어쩌면 양심이 없는 걸까. 태생이 한량인 탓에 아마 나의 인연엔 결혼이 없지 않을까 싶다. 


몽골 이야기를 쓰면 정말 끝도 없을 것 같아서 고민 중이다. 그래도 몽골에서의 기억이 잠식되기 전에 써두면 좋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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