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일기
https://www.youtube.com/atch?v=kIiW3XRP7bU&list=RDTP8njG74hns&index=4
한로로의 입춘을 듣고 있으면 겪어보지 못한 감성이 떠오른다. 뭔가 아늑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한 어떠한 청춘 같은 게 말이다.
오래 살자, 라는 말을 내뱉자 가슴이 아팠다. 가슴이 아프기 시작한 건 언제부터였을까. 한 동안 안 아프다 전 여친과의 만남에서 느꼈었다. 그 친구를 뭐라고 불러야 할까. 아직 서로 존칭으로 부르는 사이였다. 애칭은 없었다. 그냥 고양이 소리를 잘 내는 친구.
그 친구를 만나는 동안 가슴이 아팠던 적이 많았다. 정확한 이유는 여전히 모르겠다. 추측만 할 뿐이지. 그러다 최근에 가슴이 아팠던 적 있었다. 오래 살자, 라는 말을 내뱉자 아팠다. 또 어떤 말을 내뱉자 가슴이 아팠었는데 그게 뭔지 모르겠다. 가슴이 아프다는 건 썩 좋은 느낌이 아니다. 가슴과 명치 사이의 어떤 부근이 아린다.
신기했던 건 있었다. 고양이 소리를 잘 내던 그 친구와 이별이 다가올수록 가슴이 아프질 않았다. 가슴 통증이 무뎌질 때쯤 그 친구는 이별을 고했으니까.
그냥, 착한 척도 스윗함도 아니고 잘 살았으면 한다. 죽지 않고. 그 친구뿐 아니라 나를 아는 모든 사람들이 잘 살았으면 좋겠다. 나를 안다는 이유만으로 행복하다면
나는 누구보다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겠지.
하지만 그건 불가능한 걸 아니까. 나는 누군가에게 아무것도 아닌 존재일 테고
그냥 그렇게 행복이 건너 건너서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 도래할 순 없을까.
뭐 누군지 모를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도 행복하길 바란다. 나의 청춘을 사랑해줄 사람이 어쩌면 남일 수도 있는 거니까.
어떤 친구가 그랬다. 오래 살자고. 난 오래 살 마음이 없다고 했다. 그 친구는 그래도 오래 살자고 했다. 나는 마지못해 오래 살자고 했다.
약속은 머나먼 미래에서 빌리는 무책임한 행동이 아닐 텐데
그래도 뱉어놓고 나니까 웃음이 나왔다. 오래 사는 게 행복한 건 아닐 텐데, 그래도 오래 살면 행복한 날을 더 많이 겪을 수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