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호 Aug 26. 2024

8월의 끝자락에서

그냥 일기


무더운 여름이 조금씩 지나가고 있다. 매해마다 올 여름은 더웠다고 말했던 거 같은데 올 여름은 정말로 무더웠다. 물론 아직도 덥다. 그래도 이젠 잘 때 선풍기를 틀지 않고 잘 수 있게 되었다. 


난 파란 하늘이 좋다. 여름과 가을엔 그 파란 하늘이 질리도록 펼쳐진다. 하늘을 보고 있을 때면 나도 저런 사람이 될 수 있을 것만 같은 착각이 들었다. 하늘 같은 사람. 하늘 같은 사람이 뭔진 모르지만.


어젠 영화 <파일럿>을 봤다. 뭘 어떻게 말할까 생각했는데 그냥 가벼운 가족영화 같단 느낌이랄까. 나이가 들었는지 한정우가 시민 215명을 구출해내는 장면에선 눈물이 났다. 나이가 들면 주책이 늘고


졸업식에 받은 꽃다발을 어떻게 처리할까 생각했다. 맥주병과 물병에 나눠서 꽃을 담았다. 뿌리가 잘린 꽃들은 금방 시들었다. 간신히 품위만 유지하는 정도지만 아름답게 썩어간다는 건 이런 말이겠지. 살면서 이렇게 큰 꽃을 받은 적 있을까. 졸작 때 못 받았던 탓인지 이번엔 2개나 큰 꽃다발을 받았다. 지금까지 받았던 모든 꽃을 합쳐도 이렇게 큰 꽃다발은 처음인 거 같다.


졸업식은 이런 거구나. 뭔가 신기했다. 인싸인 사람들은 팻말도 걸고 현수막도 걸고 축하해주로 사람들이 와글와글 모이기도 했다. 난 조용히 부모님과 사진 찍고 독샷을 찍다 돌아갔다. 뭔가.. 뭐랄까.. 신기하다고 할까.


석사 졸업하는 동기를 마주쳤다. 인사했지만 그는 날 모르는 듯했다. 맞아, 넌 예전부터 그랬지. 사실 내가 동기라는 사실도 그 친구는 모를 거 같았다. 어쩌면 1학년 때도 날 몰랐을 지도.


석사 졸업 논문이 두껍던데. 교수님도 그 친구를 칭찬했다. 자대 대학원 졸업생. 우리 과에선 귀한 거였으니까.


그 전에 찍었던 작품들을 받았다. 이게 뭔 말이냐고 한다면,, 음.. 


https://www.youtube.com/watch?v=j9QzZ5hwDhA&t=1s


한번 보고 오는 걸 추천한다.

뭐 지금은 이렇게 시디로 받고 그러진 않고 그냥 이메일로 영상을 받거나 드라이브로 받거나 뭐 그렇게 한다. 안 주려고 하는 사람은 정말 안 준다. 뭐.. 이걸 설명하기가 쉽지 않네.


어쨋든 영상들을 받았고 출연영상을 다시 편집할까 했다. 시간이 좀 지나서 내가 좀 달라보였다. 세월이 지나가고 있긴 하구나. 머리카락뿐 아니라 뭔가 느낌도 다른 거 같고 그랬다. 착각일 수도 있고.


30도가 올라가는 여름의 낮에서 겨울에 찍었던 영상을 본다. 맞아, 저땐 저랬지. 저런 걸 찍었지. 

그런 하루하루가 지나서 오늘이 왔다는 건 

당연한 사실이지만 너무나 신기했다. 



작가의 이전글 파아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