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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카페에서 글을 쓰고 있다

그냥 일기

by 수호 Feb 13. 2025


4시간 뒤면 사랑니 발치를 하러 병원에 간다. 그 사실 때문인지 그냥 광화문으로 왔다. 스타벅스가 많은 동네였다. 어딜 가든 스타벅스가 있어서 아무데나 갔다. 2시부턴 무슨 행사를 하는지 사람이 많았다. 스벅 아메리카노 기프티콘을 소모했다.


자몽허니블랙티. 이따 사랑니 뽑기 전 어떤 만찬을 먹을까 생각 중이다. 어젯밤 광화문 근처 맛집을 검색했다. 주변에 혼밥하기도 괜찮아 보이는 곳이 많았다. 직장인이 많은 동네라 그런지 맛있어 보이는 곳이 많았다. 가격도 생각보단 괜찮았고.


매복수평사랑니 친구가 밖으로 나왔다. 안 나왔다면 아마 몰랐을 거다. 어금니 쪽이 왜 아픈지, 무슨 이유인 탓인지 말이다. 어렴풋이 옛날이 떠오른다.


때는 뱌아흐로, 첫 사랑니를 뺐을 때다. 군 복무 중이었던 나는 하루 휴가를 써서 발치를 했다. 사랑니 탓에 얼굴이 붓고 그랬기 때문이다. 붓기 때문에 붓기를 빼는 약도 먹고 그렇게 발치를 했다.


군의관은 자기가 뽑아주겠다고 했다. 구강악안면외과 전공이라고.

나는 괜찮다고 하며 밖에서 뽑았다.


뭐, 생각보다 양호했다. 문제는 다시 실밥을 풀러 가야 하는 거였다. 그때도 휴가를 썼는지 외출이었는지 잘 기억이 안 난다. 그때가 코로나 때였던 것 같긴 한데.


생각보다 양호했다. 마취주사가 더럽게 아프지 나머지는 별 느낌이 안 드니까. 그리고 생소한 감각이기에 더 아팠다고 느꼈던 걸 거다. 물론 그렇다고 안 아플 거라곤 생각 안 한다. 단지, 몇 년 사이에 너무 비싸졌다. 사랑니 발치가 무슨 10만원이나 받을 일인가 싶었다.


그래도 알바를 구한 탓인지 부담은 덜 하다. 뭐, 다행인 건가. 단편영화 예산비도 어제 정리했다. 생각보다 돈을 덜 써서 다행이긴 했다. 물론 후반작업이 남은 상황이기에 잘 모르겠다. 


오랜만에 자허블을 마신다. 낮이니까 카페라떼라도 한 잔 할까 하다가 오늘은 집에 가자마자 바로 자고 싶다. 어차피 뭘 먹기도 힘든 상태일 텐데. 그냥 바로 뻗어야지. 청계광장을 지나가자 6시에 무슨 집회를 하는 듯했다. 6시엔 내 이빨도 밖도 소란스럽겠구나.


아, 사실 약간 뭐랄까. 잘 모르겠다. 빨리 뽑고 싶기도 하고. 막상 뽑고 나면 별거 아니었네 하는 허세도 들 텐데. 하기 전에는 왜 이런 복잡한 감정이 들까. 착잡하다랄까. 심란까진 아닌데. 아닌가 맞는 건가.


카페에서 사실 할 건 없다. 그냥 피시방이나 갈까 싶기도 한데. 그러기 싫어서 카페에 왔다. 좀 걸을까도 했는데 잘 모르겠다. 그냥 하늘에서 돈이나 왕창 떨어졌으면. 이건 너무 비현실적이니까 내가 산 주식만 올랐으면. 아니, 다른 건 필요없고 테슬라 그만 떨어졌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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