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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성우 변호사 Mar 10. 2024

'버스 안에서'

엄마 기다리고 있을께 아들~


'버스 안에서'


'자자'의 노래가 아니고 버스 안에서 최근 겪은 작은 에피소드를 기억하고 싶어서 기재해 본다. 


늦은 저녁, 사람들이 내가 타고 있었던 버스에 우루루 탔는데 어느 육중한(키도 적지 않고 몸집도 많이 컸다) 20대 초반 내지 중반 정도 되어 보이는 남자 분이 지극히 무표정하게 버스 안으로 들어 오더니 알 수 없는 의성어 비슷한 소리를 반복해서 내서 솔직히 이야기하면 살짝 긴장했다. 

그런데 내 뒤쪽에 앉아 있다가 그 청년에게 전화가 온 것 같고 수화기 너머 중년의 여성 목소리가 정확하게 들렸다. 


'어 어디야?'


'버흐(발음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버스'였던 것 같다)


'(다른 말도 했는데 잘 기억나지 않음) 엄마 어디어디인데 기다리고 있을께 아들~'하면서 

세상 다정한 목소리가 어깨 너머로 들리는 것이었다.


이상하게 아까 긴장이 눈 녹듯 사라지는 듯했다.

그 목소리는 최근에 내가 들었던 목소리 중에 가장 다정한 목소리였다. 


그런데 무슨 이유였는지 다시 그 청년이 내 옆 안 자리로 앉으려고 하면서 무슨 말을 했는데 나는 그 말은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지만 최대한 몸을 틀어 안쪽으로 잘 들어가게 해 드렸다. 

몇 분간 내 몸이 좀 찌뿌되기는 했지만 말이다(몇 정거장 후 내가 바로 내림).

내리면서 얼핏 그 청년이 보니 무표정했지만 창문 밖을 보고 있었더라...


사실 나도 어릴 적 너무 늦되어[또래 보다 한참 이따 고개를 들었다고 하고, 걷는 것은 더구나 더 늦어져  뭔가 심각한 문제가 있을까봐 어머니가 마음고생을 엄청 하셨다고 한다(실제 이런 이유로 누나와 나만 낳고 그만 낳으려고 했는데 이런 이유로 동생이 태어났다고 함, 동생에게는 항상 '나의 상태? 덕분에 너가 태어난 거'라고...). 

실제 어머니 이야기 들어보면 내가 조금이라도 제대로 그리고 잘 걷게 하기 위해서 방안 벽에 나무막대기 같은 것을 설치하기도 하셨다 하니(어렸을 때부터 무슨 정형외과에서 다친 사람들이 할 법한 재활운동 비슷한 것을 한 셈이었다) 그 마음고생이 얼마나 심하셨을까.. 


모든 어머니 마음은 똑같이 않을까?

'기르실 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링크는 대화의 희열 - ‘어머니’를 위한 조수미의 노래 - 바람이 머무는 날+어머니의 마음♬.20190504


https://www.youtube.com/watch?v=mjO8rRV_hWM



'바람이 머무는 날'(강수지님 버전) 


https://youtu.be/f9OJf8HukDE?si=aWuaMQYid6Y-j2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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