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나를 만들어 준 동문시장 세발자전거…

by 현승용

혹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유달리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물건이 있나요? 저는 어릴 때 세발자전거를 특별히 아꼈답니다.


저는 태어난 지 13개월 만에 아빠를 질병으로 여의었어요. 엄마는 홀로 무녀 독남인 저를 키우셨고 생계를 위해 직장에 다니셨어요. 저는 유치원에 다녔는데 유치원을 마치는 낮부터 엄마가 퇴근하는 저녁까지 홀로 지내야 했어요. 그때는 아주 외롭고 심심한 시간이었어요. 엄마는 제주시내 동문시장에 갔다가 문구점에서 세발자전거를 한 대 사주셨어요. 그때부터 나는 유치원을 마치고 나서 동네를 탐험했어요. “시장통에는 어떤 건물이 있지?”, “이 길로 가면 어떤 곳이 나올까?”, “바닷가 쪽은 어떤 모습일까?” 유치원을 마치고 나서 혼자 밖에 없는 나에게 마을을 둘러보는 일은 아주 신기하고 재미있는 일이었어요.


초등학교에 다니면서 공부도 잘 못하고, 친구들하고 잘 어울리지 못했는데 그래도 내 곁에서 내 삶의 위안이 되어준 것은 바로 자전거였어요. 나중에는 커가면서 세발자전거에서 두 발 자전거로 바꿔 탔는데 자전거를 타면서 주위를 살펴보는 일은 아주 즐거운 일이었어요. 자전거를 타면서 어린 시절 살았던 세화리를 벗어나 이웃마을 평대리와 하도리, 상도리까지 위로는 구좌읍 충혼묘지를 거쳐 비자림까지 다녀오기도 하였고 곳곳의 지형지물과 지명을 익히는 기회가 되었어요. 가끔 동네 탐험을 하며 주위에 사람이 없을 때는 무섭기도 하지만 성공리에 집으로 돌아왔을 때 그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어요.


이후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는 주말이 되면 할머니 댁에 가서 하루 밤을 자고 왔는데 자전거 타는 것을 바탕으로 지명 익히기 통해 혼자 버스를 타고 제주시내 할머니 댁까지 다니기 시작했어요. 주말에 할머니 집 가는 일 또한 자전거 탐험처럼 아주 즐거운 일이었으며 버스 창밖에 보이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설레었어요. 초등학교 4학년이 넘어서는 시내 주요 시가지의 주요 건물과 위치를 알게 되었고 제주도내 주요 관광지가 어떤 곳이 있는지 알게 되었어요. 그러던 중 4학년 사회과 지역화 교과서 “아름다운 고장, 제주도” 시간이 되면 다 내가 가봤던 곳이고 다 아는 곳이어서 사회시간이 너무나 재미있고 즐거운 시간이 되었어요. 이때부터 공부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자 보이스카우트 활동을 바탕으로 국토순례를 하면서, 중학생이 되어서는 강원도 고성군에서 개최한 잼버리에 참가하면서 점차 동네에서 출발한 나의 시야가 조금씩 제주시로 제주도로 전국으로 넓어지기 시작하고 세계인과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영어공부가 필수라는 사실과 함께 더욱더 공부를 열심히 하게 된 것 같아요. 대학생이 되어서는 방학 내내 배낭 하나 짊어지고 제주도를 출발하여 전국 방방곡곡을 다녀오기도 했고, 중국에서 홀로 14박 15일 동안 겨울방학을 보내기도 하였어요. 지난 2018~2019년에는 태국 방콕한국국제학교에 근무를 하며 동남아를 순회하기도 하였답니다.


이러한 경험은 초등교사인 나에게 아이들과 함께 세계에 대한 꿈을 펼쳐가는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는 소중한 자산이 되고 있답니다. 저는 이때를 시작으로 세상을 향해 저만의 챌린지를 하게 됩니다. 이름 하여 ‘세발자전거 프로젝트’가 시작됩니다. 앞으로 제 삶이 어떻게 변화되고 세계의 어디까지 뻗어나갈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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