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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다락방

by 보통의 건축가

다락방 구석 보잘 것 없는

마음을 준 것이 있다

턴테이블과 몇 장의 낡은 바이닐

창을 마주하고 앉은 책상과 몇 권의 책

그곳에 다가설 때는 천천히 고개 숙여

고마움을 표한다

바닥에 앉는 법을 잊지 않게 해 줘서

낮아진 하늘 아래 높아진 고독과

마주할 수 있게 해 줘서

지구는 평평하지 않은데

하늘도 평평하지 않은데

천장은 언제나 평평할 것이라는

믿음은 거세된 희망

복제된 공간의 축복을 거부하는

다락방은 해방의 장소, 혁명의 아지트였다

오늘도 나의 오르그와 다락방이

함께 술을 나누는 불온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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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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