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雪)으로 발가벗겨진 까마귀는
검은 하늘에 숨고 싶었을까
똑같아진 세상과 구별되고 싶었을까
수직의 끝에 너는
지평을 걷는 나와 다를 바 없다
불러 맞는 고독이 달콤하지 않은가
외마디 비명으로 널 바라보게 함은
옹졸한 거짓을 내게 들킨 것이다
눈이 술잔에 가라앉아 술이 되고
나도 그 술에 녹아 투명해지길
<장소의 발견> 출간작가
양수리에서 투닷건축사사무소를 꾸려가고 있는 건축가 조병규입니다. 지금은 남의 집구경을 하는 SBS 좋은아침하우스에 출연하고 있습니다. 연락처 : 010-7704-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