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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소라게 Oct 23. 2021

암 환자가 치과에 가야하는 이유 2

항암치료

지난 글에 이어서 항암치료를 (Chemotherapy) 받으시는 환자들이 알아야 하는 치과정보를 정리해보겠습니다.


항암치료는 약물로 암을 치료하는 방법입니다. 항암치료는 주로 암을 직접 치료하거나 (Induction Chemotherapy), 절제 수술 전에 암의 크기를 줄이거나 (Neo-adjuvant Chemotherapy), 수술이나 방사능 치료 뒤에 남아있을 수 있는 암세포들을 제거하거나 (Adjuvant Chemotherapy), 아니면 다른 암 치료와 병행 (Concurrent Chemotherapy)을 하는 용도로 사용이 됩니다. (Maintenance/Palliative/Consolidation/Intensification 등 항암치료의 다른 목적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항암치료약물의 원리는 빨리 증식하는 세포들을 죽입니다. 암세포는 빨리 증식하기 때문에 보통 항암치료약물에 의해서 효과적으로 죽습니다. 하지만 우리 몸 안에는 암세포뿐만 아니라 모낭, 피부, 장내벽 같이 빨리 증식하는 정상적인 세포들이 있는데, 이 세포들까지 항암약물의 영향을 받고, 많은 부작용으로 이어집니다. 항암치료 중에 머리가 빠지고, 피부가 손상이 가고, 소화기간 내에 출혈이 있는 이유입니다.


같은 원리로 항암치료약물들은 입안에 부작용을 일으킵니다. 가장 흔한 부작용은 점막염 (Mucositis)입니다. 구강은 우리 몸이 바깥세상과 가장 먼저 만나는 입구이기 때문에, 해로운 이물질과 접촉이 흔하고, 음식을 씹다 보면 구강 내에 상처가 잘 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구강 점막은 늘 빠른 속도로 새로운 점막으로 교체가 (turnover) 되면서 입안을 회복시키고 건강을 유지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구강 점막은 항암치료에 취약하고 염증이 생기기 쉽습니다. 점막염은 대부분 항암치료가 끝나면 자연스럽게 회복되기 때문에, 항암치료 중에는 최대한 구강을 청결히 유지하고 대증요법으로 증상을 치료합니다. 점막염이 심한 경우에는 입으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어려워져서 충분한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영양관 (Feeding Tube)를 통해서 영양분을 공급받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구강 점막염 (Oral Mucositis) - 항암치료를 통해서 구강점막이 손상이 되어 염증을 일으킬 수가 있습니다.

항암치료는 면역력도 떨어트리기 때문에, 항암치료 도중에 환자가 감염에 노출되기 쉽습니다. 입안에 잠재적인 병균들이 있어도 평소에 면역체계가 건강한 사람들은 감염이 걸려도 무증상으로 지낼 수가 있지만, 항암치료로 인해서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입안에 무증상으로 있던 병균들이 기회감염을 일으킬 수가 있습니다.

면역세포들은 상처가 났을 때 상처부위를 잘 아물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항암치료 중 입안에 손상이 났을 때, 면역세포가 없어서 상처가 제대로 아물지 못하고 구강 궤양 (neutropenic ulcer)으로 악화가 될 수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항암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치과 검진을 통해서 구강안에 모든 감염의 요소들을 제거하고, 항암치료가 끝날 때까지 구강건강을 꼼꼼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구강 궤양 (Neutropenic Ulcer) - 항암치료 중에 면역력이 떨어져서 상처가 아물지 않고 궤양으로 악화될 수가 있습니다.

항암치료에 영향을 받는 정상세포들 중에 뼛속의 골수세포가 있습니다. 골수세포들은 항상 새로운 적혈구 (Red Blood Cells), 혈소판 (Platelets), 면역세포 (Leukocytes)를 세포분화를 통해서 만들어내기 때문에 항암약물에 취약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항암치료를 받으시는 환자들은 피검사를 하면 적혈구, 혈소판이나 면역세포의 수치가 낮게 나오는 경우가 흔합니다. 항암치료를 받는 중간에는 치과치료를 피하는 게 좋습니다. 왜냐하면 혈소판이 낮으면 치과치료 후 지혈이 잘 안되고, 면역세포수가 낮으면 치료 후에 감염이 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치과치료 후 지혈이 안돼서 출혈이 과할 때, 산소를 폐로부터 온몸에 전달하는 적혈구의 헤모글로빈 (Hemoglobin) 수치까지 낮으면 환자한테 정말 위험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항암치료 중에는 가능하면 선택적인 (elective) 치과치료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항암치료 중에 꼭 치과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피검사를 통해 혈세포 수치를 확인해야 합니다. 혈소판의 수치가 낮으면 수혈을 받아야 할 수가 있고, 면역세포의 수치가 낮으면 항생제를 투여해 감염의 위험을 최소한으로 줄입니다. 항암치료는 보통 주기 (cycle)로 주어지는데, 보통 혈액 안의 세포들이 한 주기가 끝나가고 새로운 주기를 시작하기 바로 직전에 회복이 많이 됩니다. 이 시간 때가 필요한 치과치료를 하기가 가장 안전할 때입니다.


항암치료를 앞두고 있는 환자들을 위해서 세 가지 요점을 정리해드리겠습니다:


1) 항암치료는 시작하기 전에 치과검사를 통해 구강안에 있는 감염 요소들을 미리 제거해야 합니다.


2) 항암치료 중 구강안에 부작용이 일어날 수가 있습니다. 최대한 구강을 청결히 유지하고, 입안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에는 바로 치과의사와 상당하셔야 합니다.


3) 불가피하게 항암치료 중에 치과치료가 필요하다면, 치과의사가 미리 혈액세포 수치를 잘 확인해야 합니다. 혈소판이 낮으면 수혈이 필요하고, 면역세포가 낮으면 치과치료 전에 항생제 투여를 통해 감염을 예방합니다. 보통 새로운 항암치료 주기를 시작하기 바로 직전이 치과치료를 받기가 가장 좋을 때입니다.


항암치료를 앞두고 많이 정신없겠지만, 조금의 시간을 투자해서 입안을 최대한 건강하게 유지한다면, 치과 질병으로 인해서 항암치료가 중간에 악영향을 받는 위험을 예방할 수가 있습니다.


References

Lauren E. Levi, Rajesh V. Lalla, Dental Treatment Planning for the Patient with Oral Cancer, Dental Clinics of North America, Volume 62, Issue 1, 2018, Pages 121-130


사진출처:

Chemotherapy - https://www.mdanderson.org/cancerwise/how-does-chemotherapy-work-does-chemo-hurt-will-i-lose-my-hair- answers-to-common-chemotherapy-questions.h00-159308568.html]

Oral Mucositis, Neutropenic Ulcers - https://pmhdentaloncology.ca/health-professionals/chemothera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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