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Essay2

내 손에 이미 쥔 보물

by lee nam

윌리엄 헐스트는 언론인으로도 잘 알려져 있지만, 그의 또 다른 면모는 고미술품 수집광이었다는 점이다. 그는 유럽 왕가에서만 사용한 고귀한 도자기를 찾기 위해 수년간의 시간과 돈을 투자하며, 그 도자기의 흔적을 따라 유럽의 여기저기를 떠돌았다. 그의 마음속에 그 도자기는 단순한 물건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그것은 역사와 문화, 고귀함의 상징이었다. 그는 그 도자기를 꼭 손에 넣고 싶었다.


수많은 사람들의 손길을 거쳐 이미 미국으로 넘어간 그 도자기를 찾아 헤맨 끝에, 헐스트는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된다. 그 도자기를 샀던 사람은 바로 자신이었다. 그는 이미 오래전에 그 도자기를 구입해 소유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실을 잊고 있었던 것이다. 그토록 열망하며 찾아 헤매던 보물이 사실은 이미 자신 손에 쥐어져 있었다.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전한다. 때때로 우리는 무엇인가를 찾아 헤매며 고군분투한다. 더 나은 삶, 더 큰 성공, 혹은 더 많은 사랑을 추구하며 바삐 달려간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우리는 이미 우리에게 주어진 가치 있는 것들을 놓치고 지나치기 쉽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들이 얼마나 귀한지, 그 가치를 제대로 깨닫지 못한 채 외면하고 있을 때가 많다.


헐스트가 도자기를 추적하며 보낸 수년간의 시간은 그의 열망과 집착을 보여준다. 하지만 결국 그는 그 도자기가 이미 자신의 소유였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그동안의 여정이 얼마나 허무하게 느껴졌을까. 어쩌면 그가 처음부터 자신이 가지고 있는 보물을 소중히 여기며 더 많이 활용했다면, 그 여정은 더 의미 있는 시간이었을지도 모른다.


때로 우리는 자신이 가진 것의 가치를 깨닫지 못하고, 더 많은 것을 추구하며 헛된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할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미 내 손에 쥐어진 보물을 소중히 여기고 그것을 제대로 활용하는 일이다. 우리가 가진 것을 잘 알고, 그것을 통해 더 큰 가치를 창출할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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