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영혼이 잠잠히 하나님만 바람이여 나의 구원이 그(하나님)에게서 나오는도다.
오직 저만 나의 반석이시요 나의 구원이시요 나의 산성이시니 내가 크게 요동치 아니하리로다" (시 62:1,2)
강한 바람이 몰아치던 어느 여름날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갑작스러운 태풍이 다가온다는 예보에 모든 사람들이 분주히 움직였습니다. 창문을 단단히 걸어 잠그고, 밖에 나와 있던 물건들을 집 안으로 들여놓으며 폭풍우에 대비했지요. 그러나 그 혼란 속에서도 집 근처 작은 연못에 서 있던 한 마리의 새는 전혀 요동하지 않았습니다. 바람과 비가 몰아치는 가운데서도, 그 새는 한 구석에 고요히 앉아 있었습니다. 세상이 아무리 시끄럽게 흔들려도, 자기만의 평온한 시간을 지키고 있던 그 새의 모습이 잊히지 않습니다.
삶에서도 태풍 같은 날들이 있습니다. 건강의 위협, 관계의 갈등, 예기치 못한 상실 등이 우리를 흔들어 놓습니다. 저 역시 그 폭풍 한가운데에 있었던 적이 많았습니다. 어느 날은 갑작스럽게 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내며 마음의 중심을 잃기도 했고, 또 어느 날은 삶의 방향을 잃고 방황했던 시간도 있었습니다. 마음은 어지럽고 영혼은 어디에도 머무를 곳이 없어 불안에 휩싸이곤 했습니다.
그런데 그 혼란의 순간마다, 저는 늘 어떤 소리를 떠올렸습니다. 바로, “잠잠하라.”
성경 속 시편 62편의 말씀처럼, “나의 영혼이 잠잠히 하나님만 바람이여, 나의 구원이 그에게서 나오는도다”라는 구절은 마음속 태풍을 잠재우는 메시지였습니다. 이 말씀이 주는 평안은 마치 큰 바람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반석처럼, 제 마음을 붙들어 주었습니다. 삶의 문제들은 여전히 제 앞에 있었지만, 내 영혼이 하나님의 반석 위에 서 있다는 믿음은 더 이상 제가 크게 요동하지 않도록 해주었습니다.
고요히 나를 기다리고 있는 하나님을 묵상하며, 저는 그 속에서 새로운 힘을 얻곤 합니다. 요동치는 환경과 문제들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영역에 있을 때도 많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내가 손쓸 수 없는 상황에서도, 그분의 방법으로 우리를 지키고 계심을 깨닫습니다.
저는 이 깨달음을 작은 예화 속에서도 발견합니다. 노아의 방주 이야기에서, 폭풍우가 모든 땅을 덮었을 때에도 방주는 흔들릴지언정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방주 안에서 모든 동물과 노아의 가족은 비바람을 직접 막아내지 않았지만, 그들은 하나님의 인도하심 속에서 보호받았습니다. 우리 삶의 방주 역시 하나님께서 친히 이끌고 계심을 기억해야 합니다.
언젠가 제가 사랑하던 한 분이 이런 말을 해주신 적이 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려고 발버둥 치기 전에, 하나님께서 잠잠히 기다리길 원하실 때가 있어요. 그분이 말씀하실 때까지 침묵하는 것도 믿음입니다.”
그 말은 곧 시편의 메시지를 실천하는 삶과 같았습니다. 태풍이 지나간 뒤의 새하얀 구름처럼, 고요히 하나님만을 바라볼 때 우리는 영혼의 평안을 얻게 됩니다. 요동치는 세상 속에서도 내 구원이 하나님께로부터 나옴을 믿는 자에게, 진정한 쉼이 찾아옵니다.
오늘도 세상은 요동치고, 내 마음 역시 자주 흔들립니다. 그러나 이 모든 혼란 속에서, 내 영혼은 스스로에게 말합니다.
“잠잠하라.”
그 고요함 속에서, 하나님이 내 구원이심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내 산성 되시는 분 안에서, 나는 다시 흔들리지 않을 힘을 얻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