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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say2

작은 조각, 큰 울림

by lee nam

글쓰기는 마치 작은 돌멩이를 물에 던지는 일과도 같다. 돌멩이는 단순히 손에서 떨어지는 작은 조각에 불과하지만, 물 위에서는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며 그 울림을 넓혀 간다. 글도 마찬가지다. 작고 사소한 경험이나 감정이 글의 형태로 표현되면, 예상치 못한 깊이와 폭으로 세상에 울림을 전달한다.


어느 가을날, 창밖을 바라보다가 우연히 떨어지는 나뭇잎을 본 적이 있다. 바람에 흔들리며 천천히 내려오는 잎사귀는 금세 땅에 닿아 사라졌다. 그 순간은 아무렇지도 않은 일상이었지만, 나는 그 안에서 작은 깨달음을 느꼈다. 나뭇잎의 낙하는 시간이 흘러가는 방식, 그리고 언젠가는 우리 모두 땅으로 돌아갈 운명을 닮아 있었다. 이런 사소한 풍경도 글이 되면 특별한 의미를 가지게 된다. 글은 평범한 순간을 기억의 서랍에서 꺼내어 새로운 빛을 비추는 역할을 한다.


글쓰기는 우리 자신을 탐구하고, 동시에 세상과 대화하는 도구다. 내 안의 작은 감정들이 글로 표현될 때, 그것은 나를 넘어 다른 이들과 공감의 다리를 놓는다. 내가 느낀 감정과 이야기가 타인의 삶 속에서 새로운 색깔로 채워지며, 우리는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확장하게 된다. 이런 과정에서 글은 나와 세상을 잇는 강력한 고리가 된다.


또한, 글쓰기는 작은 조각들을 모아 하나의 큰 그림을 그리는 작업이다. 매일 흩어진 생각들을 글로 기록할 때, 그것들은 나의 삶과 시간을 다시 구성하게 만든다. 어쩌면 사소하다고 여겼던 작은 순간들이 나의 이야기를 완성하는 중요한 조각임을 깨닫게 된다. 글쓰기는 그렇게 나의 존재를 새롭게 이해하게 해주는 창이다.


작은 조각들이 모여 큰 울림을 만들어내듯, 글쓰기는 우리 삶의 단순한 순간을 아름답고 의미 있게 만들어준다. 나의 이야기가 글로 남을 때, 그것은 나 자신뿐 아니라 세상과의 연결을 이룬다. 그렇게 글쓰기는 과거를 기억하고 현재를 이해하며 미래를 향한 길을 열어주는, 삶의 중요한 여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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