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텃밭에서 만난 고향 선배 언니.
호미로 땅을 파고,
낫으로 풀을 베고,
씨앗을 심고,
김을 매는 법을 내게 가르쳐 주었다.
요즘 시도 때도 없이 내 핸드폰 벨이 운다.
아우가 보고 싶어 전화를 했다고.
받아보면 그 고향 선배.
이제는 운전도 못하고,
걷지도 못하고,
어깨, 허리가 아파 잠도 못 잔다.
혼자서 할 수 없는 것이 더 많아졌다.
더해가는 것은 외로움,
늘어가는 것은 그리움.
여든다섯 살 된 그녀.
늙어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가르쳐 주고 있다.
나이 들어봐야 젊음의 소중함을 알 수 있다.
내가 가진 것,
내가 혼자 할 수 있는 것,
아직도 많다는 것.
그것들이 소중한 걸
깨닫는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