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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poem2

아직도 많은 것들

by lee nam

오래전 텃밭에서 만난 고향 선배 언니.

호미로 땅을 파고,

낫으로 풀을 베고,

씨앗을 심고,

김을 매는 법을 내게 가르쳐 주었다.


요즘 시도 때도 없이 내 핸드폰 벨이 운다.

아우가 보고 싶어 전화를 했다고.

받아보면 그 고향 선배.


이제는 운전도 못하고,

걷지도 못하고,

어깨, 허리가 아파 잠도 못 잔다.

혼자서 할 수 없는 것이 더 많아졌다.


더해가는 것은 외로움,

늘어가는 것은 그리움.


여든다섯 살 된 그녀.

늙어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가르쳐 주고 있다.

나이 들어봐야 젊음의 소중함을 알 수 있다.


내가 가진 것,

내가 혼자 할 수 있는 것,

아직도 많다는 것.

그것들이 소중한 걸

깨닫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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