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되면, 누구나 이런 일 저런 일로 분주하다. 대장암 이력이 있는 나는 건강 진단 일로 바쁘다.
10년 전, 나는 대장암 진단을 받고 1년 동안 투병 생활을 했다. 항암치료, 두 번의 대수술, 방사선 치료 그리고 6개월 동안 독한 항생제 주사를 날마다 맞아가며 대장염 치료를 했다. 그로 인해 나의 몸은 앙상한 나뭇가지처럼 말라 뼈와 가죽만 남았다. 숨을 쉴 수 있다는 것 외에는 내 손수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1년 동안의 투병 생활의 터널을 지나오면서, 나는 낡고 헐거워진 몸과 마음을 새롭게 리모델링할 수 있었다.
암치료를 받은 후, 나는 6개월마다, 1년마다, 2년마다 대장 내시경을 했다. 다시 3년마다 내시경을 하고 있다. 대장 내시경을 할 때면 내 마음은 긴장감에 사로잡히곤 한다. 나의 몸속 어딘가에서 암세포가 불쑥 튀어나올 것만 같다. 지난 12월 1일은 내가 3년 만에 하는 내시경이기 때문에 더 긴장이 뙜다. 게다가 이번에는 위내시경까지 함께 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대장 내시경 하기 전날 밤, 나는 대장을 깨끗이 세척하기 위해 밤새도록 세척 용액을 마셨다. 대장 속에 쌓여 있던 변과 오물들이 쏟아져 나왔다. 나중에는 내 속에서 깨끗하고 맑은 물이 쏟아져 나왔다. 다음날 남편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병원으로 향하는 마음은 점점 무거워졌다.
얼마 후 수술대에 눕자 간호사가 들어와 수면 내시경 주사를 꽂았다. 의사들과 간호사들의 얼굴을 본 후 나는 깊은 잠에 빠졌다. 얼마쯤 시간이 지나갔을까? 내가 잠든 사이에 그들은 내 몸속에 내시경 기구들을 넣고 위와 내장을 비춰가며 사진을 찍고 들여다보았다. 잠시 후 깨어난 내 얼굴을 쳐다보며 의사가 말했다. “ 둘 다 아주 깨끗해요.” 의사가 밝게 웃으며 말했다. 나는 의사의 말을 듣자마자 곧 암에 대한 공포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다시 갓난아이로 태어난 기분이었다. 이번 내시경을 하면서 내 건강의 소종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
나의 몸속에는 수많은 노폐물들이 쌓이고 그것들을 밖으로 쏟아 낸다. 몸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우리는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