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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say2

화롯불과 며느리

by lee nam

“화롯불과 며느리는 들쑤시지 말라”는 속담은 지나친 간섭이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교훈을 담고 있다. 화롯불을 계속 들쑤시면 불길이 사그라지거나 연기만 피어오르듯, 며느리도 지나친 개입 없이 스스로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 원리는 단순히 가정 내 관계뿐만 아니라 다양한 공동체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새로운 구성원이 들어온 조직이나 단체에서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발생한다. 신입 회원이나 신입 직원이 조직에 들어왔을 때, 기존 구성원들이 지나치게 간섭하거나 조언을 남발하면 오히려 적응을 방해할 수 있다. 새로운 환경에 익숙해지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며, 각자의 방식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기다려 주는 것이 더 효과적일 때가 많다.


또한, 리더십의 관점에서도 이 속담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조직을 이끄는 사람은 구성원들을 신뢰하고 자율성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 세세한 부분까지 간섭하는 ‘마이크로매니지먼트’는 구성원의 창의성과 자발성을 억누를 수 있으며, 오히려 조직의 발전을 저해할 수도 있다. 적절한 방향성을 제시하되, 스스로 성장할 기회를 주는 것이 더 건강한 조직 문화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동아리나 봉사 단체 같은 공동체에서도 비슷한 원리가 적용된다. 새로운 회원이 들어왔을 때, 기존 멤버들이 너무 많은 규칙을 강조하거나 역할을 강요하면 부담을 느낄 수 있다. 대신 자연스럽게 활동을 경험할 기회를 주고, 필요할 때 도움을 줄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결국, “화롯불과 며느리는 들쑤시지 말라”는 속담은 인간관계와 조직 운영에서 중요한 교훈을 제공한다. 간섭과 관심의 적절한 균형을 맞추고, 기다려 줄 줄 아는 태도가 개인과 공동체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무엇이든 억지로 변화시키려 하기보다 자연스럽게 적응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진정한 배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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