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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say2

소통방식의 변화

by lee nam

불과 5년 전만 해도 직장에서 쉬는 시간은 작은 축제와 같았다. 휴게 공간에서 동료들이 자연스럽게 모여 커피 한 잔을 나누며 이야기를 꽃피우곤 했다. 누군가는 아이의 재롱을 자랑하고, 누군가는 주말여행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들려주며 모두를 웃겼다. 대화의 주제는 순식간에 바뀌고, 서로의 표정과 손짓으로 마음을 전하며 진정한 공감이 이루어졌다. 그렇게 함께 나눈 시간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고 가까워지는 중요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지금, 같은 공간의 풍경은 사뭇 달라졌다. 각자의 손에는 스마트폰이 들려 있고, 조용한 공기 속에서 들리는 건 간헐적인 키보드 소리뿐이다. 모두가 같은 방 안에 있지만, 눈길을 마주하는 대신 화면 속 세계와 소통하고 있다. 메신저 창 속에서 주고받는 문자는 간결하고 편리하지만, 정작 가까이 있는 사람과의 온기는 사라진 지 오래다. 이제는 대화 대신 이모티콘이 감정을 대신하고, 목소리 대신 텍스트가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기술의 발달은 우리의 소통 방식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스마트폰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어 언제 어디서나 누군가와 연결될 수 있는 편리함을 가져왔다. 우리는 더 넓은 세계와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지만, 그 대가로 눈앞의 관계는 희미해져 갔다. 눈빛과 표정으로 전하던 정감 어린 대화는 점차 사라지고, 각자의 화면 속에서 맺어진 관계가 더 친밀한 것처럼 느껴진다.


이런 변화 속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얻는 동시에 잃어버렸다. 정보를 빠르게 주고받고, 효율적인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된 것은 분명 큰 이점이다. 하지만 손을 맞잡으며 나누던 위로와 진심이 담긴 웃음소리는 기술이 대체할 수 없는 것들이다. 우리는 편리함을 얻는 과정에서 관계의 본질을 잊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지는 대화는 여전히 소중하며, 이것만큼은 어떤 기술로도 대신할 수 없는 영역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균형이다. 기술을 거부할 필요는 없지만, 그것이 인간다움을 완전히 삼키지 않도록 지혜롭게 사용해야 한다. 때로는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필요하다. 손에서 손으로 이어지는 디지털 메시지가 아닌,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지는 따뜻한 소통이 다시 우리를 하나로 연결시켜 줄 것이다.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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