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수십 번, 아니 수백 번씩 울리는 카카오톡 알림 소리. 단체 채팅방은 마치 끊임없이 돌아가는 세상의 축소판 같다. 누군가는 소식을 전하고, 누군가는 농담을 던지고, 또 누군가는 조용히 화면을 바라볼 뿐이다.
처음에는 나도 그 방에서 열심히 반응했다. 웃음 이모티콘을 보내고, 공감을 표하고, 때로는 긴 이야기 속에 나를 담아두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상하게도 피로가 몰려왔다. 대화에 끼어들 틈을 놓칠까 봐 초조해지고, 의미 없는 말들이 쌓여가는 것이 버겁게 느껴졌다.
어느 날, 문득 생각했다. ‘굳이 이 방에 있어야 할까?’
나 없이도 대화는 흘러가고, 내가 빠진다고 해서 아무도 눈치채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막상 나가려니 망설여졌다. ‘나갔습니다.’라는 단 한 줄의 메시지가 마치 작은 이별처럼 느껴졌다. 어쩌면 그 한마디가 오랜 관계의 끝을 알리는 것 같아서.
가끔은 내가 올린 메시지 때문인지 누군가가 바로 채팅방을 나가면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한다. ‘혹시 내 말이 불편했을까?’, ‘내가 분위기를 흐린 건 아닐까?’ 별것 아닌 대화 하나에도 이런 고민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도 정작 나도 조용히 방을 떠날 때가 있다. 누군가의 말이 싫어서라기보다, 그저 그 대화 속에 있는 것이 부담스러워서. 그러니 다른 이들도 비슷한 마음으로 떠난 것일지도 모른다.
결국, 나는 조용히 설정을 바꿨다. 알림을 껐다. 그리고 더 이상 확인하지 않았다. 대화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었지만, 나는 거기서 한 걸음 물러났다. 신기하게도 그 순간,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가끔은 카카오톡 방에서도 가출이 필요하다. 모든 이야기에 응답해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나, 나만의 침묵 속에서 숨을 고르는 시간. 그리고 그곳을 떠난다고 해서 모든 관계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정말 중요한 사람이라면, 그 방이 아니라도 반드시 다시 만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