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Essay

기도하는 손

<신앙 수필>

by lee nam




독일의 화가 뒤러가 남긴 수많은 작품 중에서도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그림은 기도하는 손이다. 단순한 두 손의 소묘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그 안에는 한 사람의 희생과 사랑, 그리고 깊은 신앙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젊은 시절, 뒤러는 가난한 환경 속에서도 화가의 꿈을 키웠다. 하지만 경제적 어려움은 꿈을 이루기에 큰 장벽이었다. 그때 그의 절친한 친구가 그를 돕기 위해 손을 내밀었다. “내가 먼저 일해서 너의 학비를 대마. 네가 성공하면 나중에 나를 도와주면 되지 않겠는가?” 친구는 육체노동으로 뒤러의 그림 공부를 뒷받침했다.


뒤러는 친구의 희생 덕분에 그림 공부에 몰두할 수 있었고, 결국 그의 재능을 세상에 인정받는 화가로 자리 잡았다. 꿈을 이루게 된 그는 약속대로 친구를 돕고자 했다. 친구도 화가의 꿈을 이루길 바랐던 것이다. 하지만 뒤러가 찾아갔을 때, 친구는 두 손을 모은 채 기도하고 있었다.


“하나님, 저는 심한 노동으로 손이 굳어져 그림을 그릴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내 친구 뒤러만은 성공하게 해 주옵소서.” 그 순간, 뒤러는 친구의 기도가 얼마나 깊고 진심 어린것인지 깨달았다. 그는 기도 중인 친구의 굳어진 손을 바라보며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연필을 꺼내어 친구의 손을 스케치하기 시작했다. 이 스케치는 뒤에 그의 대표작 기도하는 손으로 완성되었다.


기도란 무엇인가? 뒤러의 친구처럼, 기도는 나를 넘어 타인을 위해 드릴 수 있는 가장 깊은 사랑이 아닐까.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친구를 위해 헌신한 그의 기도는 단순한 바람이 아니라 삶 전체를 드리는 믿음의 행위였다. 나 또한 이 이야기를 떠올리며 기도의 의미를 돼 새겨본다.. 때로는 내 기도가 초라하고 부족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런 작은 헌신도 받으셔서 위대한 그림을 그리신다. 뒤러의 친구는 화가가 될 수 없었지만, 그의 기도와 손은 세상에 남아 위대한 사랑의 증거가 되었다.


오늘도 나는 두 손을 모은다. 나의 기도가 누군가의 삶을 밝혀주는 작은 빛이 되기를, 내가 가진 것을 통해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뒤러와 그의 친구의 이야기가 증명하듯, 사랑과 믿음이 담긴 기도는 결코 헛되지 않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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