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산에 올라 메아리 놀이를 했던 기억이 난다. 산 위에서 두 손을 입에 모아 큰 소리로 외치면, 그 소리가 맞은편에서 반사되어 다시 나에게 들려왔다. 그때는 신기함과 재미로 외치곤 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메아리야말로 소통의 본질을 잘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소통은 단순히 말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서로의 말과 마음이 메아리처럼 오가며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소통이 잘 이루어질 때 우리는 상대방과 진정으로 연결된다는 느낌을 받는다. 내가 던진 말이 상대에게 닿고, 그에 대한 답이 다시 나에게 돌아올 때 비로소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고 있음을 실감한다. 이는 마치 메아리를 들으며 나의 외침이 산을 넘어 되돌아오는 것을 확인하는 것과 비슷하다. 메아리가 되돌아오지 않으면 허전한 마음이 드는 것처럼, 소통도 상대방이 반응하지 않으면 일방적인 외침에 그치고 만다.
우리는 흔히 소통을 통해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전하려고 한다. 하지만 진정한 소통은 단순히 말을 전달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상대의 말을 들으려는 마음, 즉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내가 산에서 메아리를 듣기 위해 기다리는 것처럼, 상대방의 말을 기다리고 그 뜻을 이해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듣기 위한 여유와 기다림이 있어야 비로소 소통은 쌍방의 관계가 된다.
소통은 또한 우리를 더 성숙하게 만들어 준다. 소통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서로 다른 생각을 이해하고, 때로는 내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깨닫기도 한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우리는 더욱 유연한 사고를 가지게 되며, 새로운 시각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운다. 이처럼 소통은 단순히 말을 주고받는 것을 넘어, 우리를 성장시키는 중요한 도구가 된다. 메아리가 한결같이 들리는 소리가 아니라 다양한 음색과 속도로 돌아오는 것처럼, 소통을 통해 우리는 더 넓고 깊은 이해를 쌓아간다.
결국 소통이란 서로를 향해 마음을 열고 기다리는 과정이다. 메아리를 기다리며 느꼈던 설렘처럼, 서로의 반응을 기다리고 그 답을 듣는 과정을 소중히 여긴다면, 우리는 서로에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마음과 마음이 닿아야 진정한 소통이 이루어진다. 메아리처럼 따뜻하게 돌아오는 말을 기대하며,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