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수필>
공원 한가운데 서 있는 나무를 바라본다. 잎이 모두 떨어지고 나니, 가지 끝들은 마치 하늘을 향해 쭉 뻗은 아기 손가락들 같다. 그 모습은 얼핏 쓸쓸해 보이기도 하지만, 오래 바라보고 있으면 묘하게도 따스함이 스며든다. 무언가를 내려놓은 뒤에야 찾아오는 평온함처럼 느껴진다.
잎을 떨구고 열매를 내려놓은 나무는 마치 모든 일을 마친 후 쉼을 찾은 만삭의 여인 같다. 긴 시간 동안 아이를 품고, 그 무게를 견뎌낸 나무는 이제 출산 후 여인이 쉬고 있는 것처럼,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갖는다. 나무는 한 해 동안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며 세상에 기여하고, 이제는 고요한 휴식 속에서 새로운 생명을 준비하는 것이다.
나무의 모습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준다. 우리는 종종 끊임없이 달려야만 삶에 의미가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나무는 쉼의 가치를 알려준다. 겨울 동안 잎을 떨구고, 가지를 드러낸 채 바람을 맞고 있는 나무는 고요한 시간 속에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한다. 쉼은 단순히 멈추는 것이 아니라,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에너지를 충전하는 과정이다.
이러한 나무의 지혜는 글쓰기에 대해서도 적용된다. 글쓰기도 나무처럼 쓸쓸한 일일 수 있다. 생각을 떠올리고, 단어를 고르고, 문장을 쌓아가는 과정은 고독하고 외로운 작업이다. 때로는 글이 잘 풀리지 않아 지치고, 그 과정 속에서 마치 나무처럼 쓸쓸함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그 모든 고독 속에서도 글은 자라며, 결국은 완성된다. 나무처럼, 글쓰기 또한 쉼과 기다림이 필요하다.
나무를 바라보며 나는 배운다. 내려놓는 법, 비우는 법, 그리고 다시 시작하는 법을. 나무는 글쓰기가 때로는 쓸쓸한 일임을, 그럼에도 결국 다시 자라나고 새로운 열매를 맺는 법을 가르친다. 나무처럼, 글쓰기도 쉼 속에서 다시 피어나며, 나는 그 속에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