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쓰기
소설을 쓰다 보면, 초보 운전자가 처음으로 긴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 든다. 두 손에 힘을 주고 운전대를 꽉 잡고 있지만, 여전히 길을 찾는 것이 버겁다. 긴 플롯을 따라가다 보면, 갈피를 잡기 어려운 순간이 온다. 내 생각대로 흘러가야 할 이야기는 종종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튀어나가고, 그때마다 나는 잠시 멈추고 다시 시작하려 애쓴다. 긴장감이 가득한 이 여정은 마치 초보 운전자가 첫 장거리 여행을 떠나는 기분과 닮았다.
이야기를 써 내려가다 보면, 어느새 줄거리가 길어지고 엉킨다.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하고, 갈등이 복잡해지면서 나도 모르게 문장을 쭉쭉 늘려버린다. 그런데 그렇게 되다 보면, 과연 이게 소설인지, 아니면 내 넋두리를 늘어놓는 것인지 헷갈릴 때가 많다. 말하자면, 문장의 틀을 갖추지 못한 채 길을 헤매는 초보 운전자의 마음처럼, 자꾸만 방향을 잃고 망설여진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계속해서 이야기를 달려 나간다.
줄거리가 흐트러지거나 길을 잃어도, 멈출 수 없다. 무언가 더 나아가야 할 것만 같아서. 그렇다고 목적지만 향하는 것도 아니다. 중간에 잠깐씩 나타나는 휴게소와 같은 작은 에피소드들이 이야기의 풍경을 채운다. 그런데 그런 풍경 하나하나가 결국 소설을 더욱 풍부하게 만든다는 걸 알게 된다. 그래, 결국 이 여정이 중요한 것 아닐까. 목적지는 또 다른 여정을 위한 출발점에 불과한 것일지도 모른다.
소설의 결말은 아직 멀고, 나는 여전히 서툴다. 길을 잃고, 갈피를 잡지 못해도, 이 여정을 멈출 수는 없다. 그래도 초보 운전자가 가는 길이라서 신난다. 생각지 못한 사건들이 펼쳐지고,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달려가면서, 문장 속에서 나도 조금씩 성장하는 기분이 든다. 초보 운전자의 여행이 처음에는 어색하고 불안하지만, 그 끝에 다다르면 어떤 의미 깊은 풍경이 펼쳐질까 하는 기대감이 있다.
오늘도 나는 운전대를 잡고, 새로운 장면들을 만나러 이 길을 따라간다. 내일도 아마 같은 마음으로, 조금 더 나아가려 할 것이다. 초보 운전자는 길을 잃을 때마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그 배우는 과정이 바로 소설을 쓰는 즐거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