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슬기로운 AI 생활 -
< 살다가 이런 상상을 보았다. 01>
미술감상을 좋아하는 나는 렘브란트와 같은 시대에 살았다면 그에게 초상화를 부탁해서 나의 멋진 초상화를 가져보면 좋겠다는 상상을 해봤다. 고흐와 같은 시대에 살았다며 고흐에게 내가 책상에서 브런치를 쓰고 있는 그림을 그려달라고 하고 싶다는 상상을 해봤다. 물론 그 시대에 살아도 무척 부자여야만 가능하겠지만. 그러나 지금의 세상에서는 이 모든 것이 단 몇 분 만에 가능하다?
AI라는 이름의 조용한 화가는,
내가 상상하는 어떤 그림이든, 심지어 렘브란트와 고흐의 붓끝을 닮은 화풍으로,
단 몇 분 만에 내 손안에 안겨준다.
< 살다가 이런 상상을 해보았다. 02>
친구의 세컨드 하우스에 갔다.
생애의 마지막 계단을 올라가고 있는 초롱이라는 이름을 가진 반려견은 15세이다. 눈망울도 침침하고 눈 깜빡임도 활력이 없다. 그 초롱이와 눈이 마주쳤다. 초롱이는 이런 생각을 할 것 같다. “나는 15년 전에 태어나도 개로 태어나서 이제 생을 마감할 시간이 다가왔는데 당신은 나보다 38년이나 먼저 태어나도 사람으로 태어나 적어도 내가 산 15년 이상을 더 살아가겠지요?” “참 세상이 불공평하네요~.”
그런 반려견의 마음을 시로 표현해보고 싶다. 그게 가능하다?
그 초롱이의 고요한 시선을 시로 써 내려가고 싶었다.
예전 같았으면 어렵고 막막했겠지만,
이제는 AI에게 "현재 초롱이의 마음을 시로 들려줄 수 있을까?" 부탁하면,
내 마음을 닮은 한 편의 시가 조심스레 피어오른다.
이제, 상상도 기도도 머물지 않는다. 내 마음을 언제든 대신하여 표현할 수 있다.
< 살다가 이런 상상을 해보았다. 03>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위한 나만의 노래를 만들고 싶다. 힘들 때 위로해 주는 노래, 여행 갈 때 활력을 불러줄 수 있는 노래, 가족의 고마움을 전하고 싶은 노래, 아들의 결혼을 축하해주고 싶은 노래 등 등 내 마음을 표현하고 싶은 순간이 많다. 이때 노래를 들려준다면, 듣는 이도 들려주는 이도 서로 감동받을 수 있다. 같이 운동을 하는 모임이 있다면 우리들만의 노래를 만들어 힘차고 불러보고 같이 즐기고 싶다. 이런 게 가능하다.?
언젠가 무심코 흥얼거리던 그 멜로디를
이제는 AI의 손길을 빌려 노래로 완성할 수 있다.
우리 운동 모임을 위한 응원가도,
가족의 마음을 담은 아름다운 노랫말의 가족노래도
우리가 함께 부를 수 있게 되었다. 나만의 노래를..
이 얼마나 눈부신 변화인가?
상위 1% 고수들만 안다는 챗GPT의 숨은 기능 '3가지'ㅣ지식인초대석 EP.36 (김덕진 교수 1부)
<살다가 이런 상상을 해보았다. 04>
여행을 떠날 때도 문득 생각한다. 지역의 문화유적지를 가면 여기가 어딘지, 역사적 배경을 무엇인지 그리고 주요한 인물은 누가 배출되었는지 문화해설사처럼 상세히 알려주는 나만의 해설사가 있으면 좋겠다. 이런 게 가능하다?
낯선 골목을 걷다 보면, 저 고풍스러운 건물은 무엇일까,
이 거리를 거닐던 위대한 인물은 누구였을까 궁금해진다.
이제는 동영상으로 보여주면
나만의 해설사가 역사와 문화, 이야기를 속삭여준다.
길 위에서 나의 스승이 되어주는 존재,
그것이 오늘날의 AI다.
<살다가 이런 상상도 해보았다. 05>
여행계획을 짜주고 그 동선만 따라가면 되는 세상은 가능할까?
여행을 떠나자니 무엇을 보고, 무엇을 먹고, 어디를 다녀야 하는지 동선 짜기가 너무 어렵다.
복잡하고 미로 같은 여정 속에서
AI는 내 취향과 시간을 계산해
가장 효율적이고 즐거운 동선을 짜준다.
고심 끝에 밤새워 일정을 짜든 수고로움은
이제 과거가 되어버렸다.
의료분야에서 AI는 암, 알츠하이머의 조기진단 등 방대한 의료 데이터를 분석해 예지(豫知)의 시대를 열것이라는 기대도 된다.
교육분야에서는 모두가 같은 교실 같은 책을 넘기지 않고, 학습자의 수준과 흥미에 따라 다른 콘텐츠를 제시하는 교육혁신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가 되며,
농업에서도 인간의 감에 의존하던 농사는 날씨, 토양상태, 병충해등 데이터에 기반하는 지혜의 농사로 바뀔 것 같다.
이 모든 것이 한때는 먼 꿈이었다.
누군가 "가능할까?" 되물었던 일들이
이제는 손에 잡히는 현실이 되었다.
우리는 슬기롭게, 조심스럽게, 그리고 설레며
AI와 함께 살아가는 시대를 걷고 있다.
상상은 이제 끝이 없다.
슬기로운 AI 생활 속에서,
우리는 매일 조금씩 더 풍요롭고 따뜻한 삶을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다.
표지사진설명: 오늘은 아내와 함께 대명사를 찾아갔다. 꽃잔디가 화려한 대명사에 대웅전 법당에서 삼배를 했다. 일 배는 중요하고도 급한 기원이다. 아들의 결혼식이 잘 마쳐지기를 위한 기원이고, 이배는 나의 건강한 생활에 관한 기원, 그리고 삼배는 걱정스러운 미래에 대한 기원이다. 상상하는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세상인데 나의 기도도 이루어질까?
예전에 브런치 스토리를 작성할 때 가장 큰 고민 중의 하나는 삽화였다. 그리고 두 번째 고민은 글의 대한 배경지식을 찾는 것이었고 세 번째 고민은 글의 연결과 적절한 고급단어의 선택 등 글을 구성하는 문제였다. 그런 고민들을 하면서 새벽에 잠을 깨면 글을 찾거나 쓰면서 나만의 큰 즐거움을 찾는 시간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이런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해 준다. AI는 우리에게 축복일까 아니면 재앙일까?
예전에는 맞춤 양복을 입었다. 사람의 손이 한 땀 한 땀 정성으로 개인에게 맞도록 만든 양복이었지만 지금은 모두 기성복 양복을 입는다. 사람의 정성이 묻어나지 않는다고 맞춤양복을 입겠다고 하는 사람은 없다. 로봇이 음식을 배달해 준다고 정성이 없는 음식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시대에 적응해야 할 것이다. 은퇴 후에 갑자기 찾아온 AI시대라 혼란스럽지만 혼자서 유튜브 보고 공부하면서 적응해 나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