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상법 개정 그리고 주식시장
나는 인문계 출신이고, 사범대학에서 공부했기에 경제에 큰 관심을 두고 살아오진 않았다.
그저 주어진 월급으로 살아가며, 학생들의 미래만을 걱정하며 살아왔다.
지난 주말, 서울에서 고향을 찾은 고교동창인 오랜 친구를 만났다. 반도체 기업을 창업해 30년 가까이 중견기업으로 키운 뒤 은퇴한 친구였다. 지금은 그 회사를 떠나 고문으로 일하며, 틈틈이 세계를 여행하는 삶을 살고 있다. 긍정적인 마인드와 도전정신이 강한 그는 아프리카 킬리만자로 등산여행을 다녀왔고, 일본 시마나 카이도 자전거 여행을 혼자서 다니며, 캐나다 록키 산맥 트레킹을 즐긴다고 한다.
사업을 하던 선친의 가업을 이어받아 사업가의 길을 걷고자 했던 나의 어린 시절 꿈을 친구가 대신 이룬 것 같아 무척 부럽고 자연스럽게 존경하는 마음이 들게 하는 멋진 친구이다.
오랜만에 얼굴을 마주한 자리에서 나는 그에게 물었다.
“요즘 반도체가 세계적인 전쟁터가 됐잖아. 그동안 참 고생 많았겠다. 우리나라가 이 전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는 예상치 못한 이야기를 꺼냈다.
“예전엔 기업 하기 힘들어도, 그래도 노동환경은 괜찮았어. 그런데 요즘은 기업이 살아남기 너무 어려워졌어. 세계와 경쟁하는 게 아니라, 나라 안에서도 버티기 힘든 구조야.”
그리고는 조심스럽게 말을 보탰다.
“우리도 일본처럼, ‘잃어버린 10년’이 올지 몰라.”
그 말속엔 한국의 기업문화에 대한 아쉬움이 묻어 있었다. 창업자를 존중하지 않는 분위기, 그리고 그로 인해 겪어야 했던 불합리함들.
그는 상속세 때문에 회사를 사모펀드에 넘길 수밖에 없었던 어떤 창업주의 사례를 언급했다.
김준일이라는 락앤락 창업자가 세상을 떠난 뒤, 약 4천억 원에 달하는 상속세 부담으로 인해, 결국 2017년 회사를 매각할 수밖에 없었던 사건이었다.
또한, 스웨덴의 제약회사 아스트라(Astra)의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1913년 설립된 이 회사는 창업자의 부인이 사망한 1984년, 스웨덴의 70%에 달하는 상속세율 탓에 유족들이 주식을 대거 매각해야 했다. 이로 인해 주가가 폭락했고, 끝내 아스트라는 영국의 제네카(Zeneca)에 헐값에 인수되었다. 그렇게 1999년, 지금의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나는 생각해 본다. 지난 20년 동안 한국 경제가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이었을까.
우리 민족의 우수함과 근면성실함 외에 국외적으로 내가 보기에 두 가지가 결정적이었다.
하나는 중국 시장의 성장.
다른 하나는 한미 FTA였다.
2000년대 이후 중국은 ‘세계의 공장’에서 ‘소비 시장’으로 변모했다.
2010년대 초중반엔 한국 전체 수출의 4분의 1 이상이 중국을 향하며, 한국 경제의 강력한 엔진 역할을 했다.
또 하나는 노무현 정부 시절 기획하고 협상해 2012년에 발효된 한미 FTA다.
비관세 장벽을 제거하고, 투자자 보호와 제도 정비를 통해 한국 기업이 글로벌 밸류체인에 본격적으로 진입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수출 확대는 물론이고, 외국인 투자 유치와 국가 신뢰도 향상에도 큰 기여를 했다.
하지만 지금의 한국 경제는 그때와는 사뭇 다른 길 위에 서 있다.
급변하는 국제질서와 내부 제도 변화 속에서, 우리는 경제는 성장률이 둔화되고 활력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 지난 주말 코스피는 약 4%(126포 인터)로 급락하고 외국인들은 한국 시장을 떠날 분위기였다.
최근, 우리나라 증시와 기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들을 살펴보았다.
FTA적용으로 무관세에서 관세 15% 적용 (일본, EU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환경 상쇄(相殺))
원화 약세로 외국인 자금이탈
중국의 경기둔화
북한 지정학적 리스크
기업들의 불투명한 회계
노랑봉투법 신설 (노조의 단체행동 손해배상 금지, 하청업체의 단체 교섭권보장)
대주주 요건 강화 50억 →10억
거래세 강화 0.15%→ 0.2%
법인세율인상 24%→25%
금융투자소득 유예 종료 (2025년 말 종료)
그리고 나는 AI에게 물어본다. AI는 단지 여러 자료를 수집하여 단편적인 지식만 전달하므로 신뢰하기는 어렵고 참고만 할 일이다. 그리고 원론적인 이야기만 해준다.
Q : 우리나라 경제환경은 현재 이런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의 원인은 무엇이며, 우리나라의 증시가 추락하고 경제는 활력을 잃고 일본처럼 잃어버린 10년으로 향할 수도 있을까요?
AI의 답변은 아래와 같았다.
AI로 알아본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의 핵심 원인을 요약하면 4가지였다.
일본의 버블경제 붕괴 이후, 금융·정책·구조개혁 모두에서 ‘빠르고 과감한 대응’을 놓친 것이다.
1. 거품의 형성과 붕괴
원인 시작점은 1980년대 후반의 버블경제였다.
일본은행이 저금리로 풀어놓은 돈이 주식과 부동산에 몰려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폭등했고,
1990년대 초 금리를 급격히 올리면서 거품이 터졌다.
주식·부동산 가치가 폭락하며 기업과 가계가 막대한 부채를 안게 됐다.
2. 부실채권 문제의 방치
은행들이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해 부실채권이 쌓였지만,
일본 정부와 금융당국은 즉각적인 정리를 하지 않고 문제를 덮으려 했다.
그 결과 은행들은 대출을 줄이고, 기업들은 투자 대신 부채 상환에 매달리며 경제 순환이 멈추게 되었다.
3. 정책 대응의 실패
금리와 재정 정책이 너무 느리고, 너무 소극적이었다.
경기가 꺼지는 시점에 긴축적 움직임이 겹쳐 디플레이션이 고착됐다.
디플레이션 상황에선 소비자들이 ‘내일이 더 싸다’라고 생각하며 소비를 미루게 된다.
4. 구조개혁 지연
금융·노동·산업 구조 개혁이 늦어 비효율적인 기업과 산업이 오래 살아남았다.
인구 고령화도 겹쳐 내수 시장이 위축되었다.
한마디로
일본은 거품 붕괴 → 부채 후폭풍 → 디플레이션 고착 → 개혁 지연이라는 악순환에 빠졌고,
정부와 기업 모두 ‘아픈 수술’을 제때 하지 않은 것이 가장 주된 원인이었다.
그러나, 한국경제의 회복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
1. 민간 부문의 기술력과 탄력성
반도체, 2차 전지, 바이오, K-방산 등은 전 세계가 인정하는 산업 경쟁력 보유
정부가 흔들려도 삼성, SK, 현대차, 포스코, 한화 등은 자체적으로 글로벌 전략 수립 가능
2. 국가 재정 건전성은 아직 양호
GDP 대비 국가채무 수준은 미국·일본 대비 낮음 → 정책 여력 존재
비상시 통화·재정 정책을 쓸 여지가 있음
3. 정책은 바뀔 수 있다
규제 강화가 시장에서 부정적 반응을 보일 경우, 정권이든 여야든 정책 후퇴 가능성 존재
특히 경제가 정치적 쟁점이 될 경우 친시장 개편 압력 커짐
제 결론: 장기적 침체 가능성은 분명 존재하나, 희망 없음이라고 단정하기에는 이르다
한국 경제는 지금 매우 중요한 전환점에 있습니다.
지속적인 반시장 규제, 노동 유연성 상실, 정치화된 세제 정책이 지속된다면 “다시 살아나기 어려운 구조적 침체”로 빠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민간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기술 주도산업의 강세, 정책 전환 가능성도 여전히 유효한 변수입니다.
요약하면:
“한국 경제가 다시 살아나기 어렵다”는 우려는 현실적인 시나리오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기업 자체의 회복력과 기술경쟁력, 정책 수정 가능성이라는 반전의 여지도 동시에 존재합니다.
한국 경제의 미래는 지금 국회·정부가 어떤 방향으로 결정을 내리느냐에 달려 있으며, 그 결정이 앞으로 10년을 좌우할 것입니다. 결국 급변하는 세계에서 우리의 슬기로운 대처가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이다.
P.S. : 내가 경제에세이를 쓸 줄 몰랐다. 지인의 권유로 주식을 시작하고 투자하면서부터 경제에 관심을 가지면서 경제공부도 틈틈이 하게 되었다.
진로교사 자격연수를 받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지금의 아이들이 커서 가질 직업의 절반은, 아직 이 세상에 태어나지도 않았다.”와 "한국도 일본처럼 잃어버린 10년이 다가올 수도 있다."는 내용이었다.
10년 전에 진로교사 연수한 내용들이 요즘에 실현되고 있는 것 같아 빠르게 변화는 세상을 새삼 실감하면서 살고 있다. 잃어버린 10년이 한국에도 찾아올 것이라 예견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이런 일이 다가오지 않기 위해 항상 긴장하고 국제정세도 잘 살펴보자는 뜻으로 적은 글이니 나의 속마음을 오해하는 일은 없기 바란다. 또한 관세로 인해 우리나라 경제가 힘들 수도 있지만 관세 영향은 중국이 더 많이 받을 터이니 악재이기보다는 분명, 호재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