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하는 사람은 가난해지지 않는다.
아버지 형제는 모두 다섯이었다.
그중 아버지는 셋째셨다.
그래서 우리 형님이 두 분, 아래로 동생이 두 분 계셨다.
셋째였던 아버지는 부모님을 모시는 무거운 짐을 떠안으셨다.
할머니는 일곱 해 동안 치매로 자리에 누워 계셨고,
어머니는 그 긴 시간 동안 많은 고생을 하셨다.
그로 인해 형제들 사이엔 갈등이 생기기도 했다.
결국 아버지와 작은 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전까지 끝내 화해하지 못했다.
그래서 나 역시 작은 아버지를 대하는 마음이 조금은 불편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요즘은 요양원과 요양병원 같은 제도들이 있어
형제자매 간의 갈등이 예전만큼 깊어지지는 않는 듯하다.
1935년생인 둘째 서울 작은아버지는 매사에 철두철미하신 분이다.
한 번은 90세 생신을 축하하며 식사 자리를 함께한 적이 있었다.
그 자리에서 작은 아버지는 작은 어머니께 이렇게 말씀하셨다.
“음식이 많으니, 국물 있는 음식부터 비우고
마른 생선은 싸서 집에 가져갑시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가난을 온몸으로 겪어낸 아버지 세대는 검소함이 삶의 본능처럼 몸에 배어 있다.
작은 어머니는 포장용기에 마른 생선, 멸치볶음 그리고 밥 한 공기를 싸가지고 가셨다.
작은 아버지는 이제 90을 넘기셨지만
여전히 매주 한 번은 산에 오르고,
주 2회 테니스를 치며,
틈틈이 책을 읽고 온라인 바둑을 두신다.
한여름 폭염 속에서도 산을 오르며
하루 2만 보 가까이 걷는 모습을 보면
‘세상에 이런 일이’에 소개되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머리를 훈련시키는 바둑,
근육을 단련하는 등산과 테니스—
이 세 가지가 건강의 비결인 듯하다.
나 역시 매주 네 명의 지인들과 함께 등산을 다닌다.
오늘 남원의 구룡계곡으로 산행을 한다. 남원시 주천면 호경마을과 고기마을에 있는 구룡계곡은 아홉 마리의 용이 노닐던 곳이라고 해서 구룡계곡이다.
가파른 산길을 오르다, 가슴 한켠이 쿵 쿵.
손바닥을 대보니, 심장이 마치 안에서 북을 치는 듯했습니다.
‘아, 나는 지금도 살아 있구나.’
내 심장의 분투가 기특하고도 고마웠다. “
등산의 매력을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된다.
< 가난은 단지 통장의 잔고만을 뜻하지 않는다. >
노후의 인생은 건강, 정신력, 인간관계까지 포함된 삶의 총체적 리스크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돈이 적어도 여유롭고, 어떤 사람은 재산이 많아도 늘 불안하다.
그렇다면 묻고 싶다.
‘노후의 가난’을 막는 데 가장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습관이 무엇인지?
나는 그 답 중 하나로 ‘등산’을 말하고 싶다.
“운동은 하루를 짧게 하지만, 인생을 길게 한다.”
이 말처럼, 매일의 작은 실천이 노후의 큰 차이를 만든다. 등산이야말로 그 대표적인 실천이다.
등산은...
1. 우리 몸을 단단하게 한다.
몸 구석구석을 깨우고, 호흡을 깊게 만든다.
등산은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동시에 충족시켜 준다.
꾸준한 오르내림은 다리 근육과 관절을 튼튼하게 만들고,
심장과 폐를 자연스럽게 단련하여 고혈압, 당뇨, 골다공증 예방에 탁월하다.
2. 우울감이 사라진다.
숲 속의 고요함, 새소리, 바람소리 속을 걷다 보면
머릿속이 맑아지고 우울감과 불안이 사라진다.
자연 속 걷기는 세로토닌 분비를 증가시켜
우울증 완화와 수면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
3. 사회적 연결이 생긴다.
등산은 홀로도 좋지만, 함께할 때 더욱 깊어집니다.
또래 친구들과 산을 함께 오르며 나누는 이야기와 웃음은
노년기의 고립감과 외로움을 덜어주는 귀한 연결고리가 된다.
4. 삶의 활력을 회복시킨다.
정상을 향해 한 발 한 발 오르는 과정은 목표와 성취의 기쁨으로
삶의 의미와 생의 의지를 다시 붙잡는 여정이 된다.
작은 오름 하나도 성취가 되고, 그것이 하루의 활력이 된다.
노후의 등산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몸의 굳은 문을 열고, 마음의 먼지를 털어내는 생활 속 치유이다.
지출을 줄이는 것 또한, 소득을 늘리는 것만큼 중요한 전략이다.
가난은 단지 통장의 잔고만을 뜻하지 않는다.
노후의 가난은 단지 돈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돈을 지킬 힘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돈을 쓰는 즐거움보다, 쓰지 않아도 충만한 기쁨을 알게 해주는 것이 바로 등산이다.
무릎이 괜찮을 때 시작하라.
그때가 가장 빠른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