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디카시0037]
나는 자주 꿈을 꾼다.
그러나 꿈은 그 꿈은
아침이 되면 대부분은
신발을 벗어두고
말없이 사라진다.
무엇을 보았는지,
누구를 만났는지조차
분명하지 않은 채
아침에는 다시 현실의 얼굴로 돌아온다.
아주 가끔,
꿈은 유난히 또렷한 표정으로 남아
깨어난 뒤에도 한참을 나를 붙잡는다.
그때 나는 생각한다.
死後世界 란 혹시
이런 상태와 닮아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살아 있는 동안
정신과 육신은 나란히 걷는다.
서로를 확인하며
같은 방향으로 숨을 쉰다.
그러나 죽음 이후에는
육신은 흙으로 돌아가고
정신만 남아
끝없는 꿈속을 헤매는 것은 아닐까
수많은 우연의 틈을 지나며
어딘가에 잠시 머무는 존재로.
꿈속에서 대부분은 낯선 얼굴,
꿈속에서 수없이 만나는 얼굴 중
가족들을 만나는 일은 드물다.
이미 떠난 아버지가
아무렇지 않게 나타나
말 한마디 건네지 않고
곁에 앉아 있다가 사라진다.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저렇게 많은 별이 된 사람들 중
별 하나가
말없이 저를 내려다본다.
우리 부부와 우리 가족이
시간과 생을 건너
다시 만난다면
우리는 과연
어디서 무엇이 되어
서로를 알아볼 수 있을까!
그 물음 하나를 품은 채
오늘도 저는
꿈에서 잠을 깨어
조심스레 몸을 일으킨다.
고양시립아람미술관에서 마이클 샤갈의 전시회를 보고 난 뒤 나는 꿈과 현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우리 가족의 세계는 어떻게 연결되었는지를 생각해 보았다.
마이클 샤갈은 평생 이방인으로 방랑자로 살아왔다. 러시아에서 태어난 유대인으로 국적도 없이 여러 나라를 떠도는 가난한 삶을 살아가다 어머니의 도움으로 화가의 길을 걸었다. 평생을 전쟁 속에 살아가면서도 사랑과 신, 그리고 평화를 갈구하는 삶을 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