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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안의 골동품이 시민의 유산이 되다 02 "

-추모기증전에는 어떤 작품이 기증되었나 -

by 올제


추모 기증전을 준비하기 위해 1년 반 동안 진주의 사학자, 예술가, 교수 등이 봉사하여 작품을 평가하고 해석하였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 말씀을 전해드리고 작품 복원과 전시에 열과 성을 다한 남가람박물관 관장님 이하 관계자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기증작품은

파성 설창수 선생님, 은초 정명수 선생님, 청남 오재봉 선생님, 도연 김정 선생님, 효석 조영제 선생님, 윤재 이규옥 선생님, 안재석 선생님, 창전 조원섭 선생님 등 서부경남을 대표하는 예술가들의 작품 43점이었다.


파성 설창수 선생님 편

은초 정명수 선생님 편

그 외 작품들로 나누어 연재한다.


1. 전시기간: 2022. 07.22. ~. 08.11.

2. 장소: 남가람박물관 (경남 진주시 내동면 칠봉산길 190)

파성 설창수 (薛昌洙) 선생님

학력 진주공립농업학교졸업 일본입명관대

학예과수료

경력 국회의원 이외의 경력

주간경제시보사 주필

칠암야학회설립 및 회장

경남일보사 주필ㆍ사장

문교부예술 과장

해인대학강사

국제 PEN회의 한국대표

전국문화단체 총 연합회 진주시지부 위원장


설창수의 작품은 강한 역사의식 속에서 올곧게 들여다보는 탈 지주적 정신을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1912년 1월 16일 경남 창원 출생. 일본 니혼대학(日本大學) 예술학부 창작과를 중퇴했다. 1942년에는 사상범으로 2년간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1947년 동인지 『등불』에 시 창명(滄溟) 외 3편을 발표하여 등단하였다.

금천(琴泉) 호서

국제 PEN회의 한국 대표로 발표하는 모습

-촬영 장추남-


사진 속의 파성 설창수 선생님께서는 '국제 PEN콩그레스'에서 한국을 대표하여 발표하는 사진이며 PEN이란 "국제 문학예술 학술대회"임

호를 쓰다

금천琴泉

금산길 지나가다 늦은 비 만났더니

청곡사 앞 솟는 샘물 차기도 하네.

퇴계 이황선생이 '청곡사를 지나다가' 지은

칠언절구 전반부에서 생각이 일어나서 이 호를

금천(琴泉)이라 지는다.


갑자년 1984 봄 2월 구정의 음력 16일에

이에 호의 뜻을 밝히니

장추남공은 고상하게 바로 잡으시라.


남강가 정수헌 구들목에서

파성 산인이 쓰다.


개인적으로 예술적 가치와 역사적 사료로 가장 귀중한 자료로 판단된다.

이 시는 윤동주 선생님의 서시가 생각나게 하며 추사 선생님의 세한도가 오버랩되기도 한다


세상과의 불의의 타협을 거부하는 올곧은 선비의 기개를 잘 나타내며

조국을 사랑하는 마음이 같이 잘 녹아 있다.


작성 시기는 파성선생님께서 노쇠한 시기로 예측되며 (1998년 별세 4~5년 전)

장소는 제주도 한라산 중턱과 제주 서쪽 바다로 판단되고 계절은 봄이다.


글씨체는 초서와 행서의 중간으로 행서체에 가깝다.

시의 배경으로 남명조식선생의 행동하는 선비, 한용운의 님의 침묵 등이 있겠다.


"춘응" 한라산록에서

나 역시 사상의 새는 아니다.

도저한 의지와 행동의 새다.

<당신을 매로 비유하며 행동하는 선비임을 알림>


올빼미의 비겁과

까마귀의 작당과

여우의 교간을 천품 한 일 없기로 서니

기한과 고독에 굴종할 내 이랴.

<가난하고 외로워도 불의의 세상과 타협하지 않겠다.>


난 표한을 오만하고 싶진 않다.

귀족주의는 오히려 차라리 적

염육을 싫어하는 것은 차라리 결벽의 사연일 뿐!

<표한 _ 타고난 거칠고 올곧은 성격, 염육 _ 술과 고기를 나타내며 향락을 의미>


지금 나 혼자 바닷가에 와서

서해의 낙조를 망연히 바라본다.

나에겐 이미 천품을 무장한 만년의

회탄이 있다.

<제주의 서쪽 바다노을을 보면서 삶을 회상을 함>


바람과 바위와 하늘과 더불어 내 청춘은 저물었건만

산맥의 번영에 공헌한 바 없이

후대에 주는 기원만 남아 있다.

<산맥_우리나 조국을 의미, 사내로 태어나 더 큰 꿈을 이루지 못한 회한과 후손에게 대한 당부>


나는 또 죽지를 벌여 네게로 돌아가자

나의 영원한 조국 산아

나의 이 기도를 보증하라.

<매로 투영하는 당신께서 죽지(날개)를 펴고 네게도 돌아간다는 것은 죽음을 상징>

<조국의 번영과 후세에 대한 희망으로 간절한 당부>


2024년 7월 22일 14:49 한라산 사라오름에서 이 글을 브런치 스토리에서 발행하다.


집안의 골동품이 시민의 유산이 되다 1편 보기

“집안의 골동품이 시민의 유산이 되다 01” (brunch.co.kr)


오늘은 파성 선생님의 기개와 열정을 조금이라도 느껴보려 선생님의 "춘응, 한라산에서"라는 시를 사라오름에서 소리 내어 읽어보았다. 사라오름에 오르면 파성 선생님의 시가 더 가슴 깊이 벅차 오르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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