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 이민전략전술
코로나 팬데믹 이후, 호주에서도 사람들이 많이 떠났고, 그걸 만회하기 위해 대규모로 이민자를 유치하기 시작했어. 그런데 이민자가 늘어나면서 주거 문제가 심각해졌지. 팬데믹 이전에는 쉐어하우스 형태로 여러 사람이 함께 사는 게 일반적이었는데, 팬데믹 이후 그런 형태의 주거가 줄어들면서 집 구하기가 어려워지고, 집값도 자연스럽게 올랐어.
그 결과,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고, 호주 정부는 여론을 의식해 학생 비자 심사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어. 학생 비자 신청비는 기존 $710에서 $1,600로 두 배 이상 오르고, 영어 점수 기준도 상향 조정됐지. 영어 점수 유효 기간이 3년에서 1년으로 줄었고, 졸업 후 받을 수 있는 졸업비자 기간도 단축됐어. 심지어 2025년부터는 학생 비자 발급 수를 27만 명으로 제한한다고 발표했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호주가 이민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 건 아니야. 특히 호주인들이 기피하는 3D 업종에는 외국인 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거든. 그래서 스폰서 비자(Subclass 482)의 조건을 완화하는 변화가 있었어:
최저 연봉 기준이 $70,000에서 $73,150로 올랐어.
고용주를 바꿔도 경력이 승계될 수 있게 됐지.
고용주 변경 시 유예 기간이 60일에서 180일로 늘어났고, 이 기간 동안 일할 수 있는 선택지도 더 많아졌어.
학업 이후 경력 요구 기간도 기존 2년에서 1년으로 단축됐어. (2024년 11월 23일부터 적용)
이게 바로 2024년의 스폰서 비자 변경 사항이야. 앞서 이야기한 학생 비자 강화 조치와 비교하면 상당히 대조적이지 않아? 왜 이렇게 앞뒤가 안 맞는 것처럼 보이는 걸까?
‘고액 연봉’이라는 말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어. $73,150라는 금액은 사실 호주에서 막 4년제를 졸업한 학생들도 받기 힘들 수 있는 수준이야. 이런 연봉을 외국인 이민자에게 기본 조건으로 내세우는 건, 그만큼 엄격한 검증을 하겠다는 뜻이야.
고용주에게는: “이 사람에게 $73,150(연금 제외)을 지급하면서도 스폰서할 가치가 있나?”
고용인에게는: “그 연봉을 받을 만큼 기술과 능력이 충분한가?”
게다가, 고용주와 고용인이 이 조건을 충족한다고 해도 이민성은 추가 질문을 던질 수 있어. “비자 문제가 없는 호주인도 있는데, 왜 외국인을 고용하려고 하는 거지?” 이민성 입장에서 가장 깔끔한 시나리오는, 지방에서 사람을 구할 수 없어서 아무리 고액 연봉을 제시해도 지원자가 없으니 외국인 노동자를 쓸 수밖에 없다는 이유일 거야.
2024-25년 연방 예산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11월 23일부터 스폰서 비자의 기존 2년 경력 조건이 1년으로 줄어들 예정이야. 이건 마치 “경력 조건을 줄여줄 테니 빨리 스폰서 비자를 신청해라”라고 부추기는 것처럼 느껴져. 나도 그렇게 생각해. 호주 정부는 많은 스폰서 비자 신청자를 원해. 하지만 많은 신청자를 원한다고 해서 모두 승인하겠다는 뜻은 아니겠지.
연방 예산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에는 44,000명의 스폰서 비자를 승인하겠다고 했어. 비자 조건은 완화하면서도 인원 제한을 두겠다는 건, 필요에 맞는 인재를 선별하겠다는 전략이야. 즉, 호주가 정말 필요한 인재만 선별해서 영주권을 줄 계획이라는 거지.
이미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또 뭐가 바뀐다는 거지? 이런 궁금증이 드는 것도 당연해. 호주 정부는 마치 방향성을 예측하기 힘들게 여러 정책을 내놓고 있는데, 그 덕에 앞으로 어떻게 될지 불확실하다는 느낌만 주고 있어.
거두절미하고, 기존 Subclass 482 TSS 비자는 조만간 폐지될 예정이고, 새로운 Skill in Demand Visa가 이를 대체할 계획이야. 그런데 이미 스폰서 비자를 좋게 바꾸겠다고 해놓고 또 다른 비자를 도입하겠다니, 참 아이러니하지.
새로운 Skill in Demand Visa는 세 가지 주요 경로로 나뉘어 있어:
고액 연봉, 고급 인력 (Specialist Skills Pathway) 이 경로는 연봉이 AUD 135,000 이상이면 직업에 상관없이 비자를 받을 수 있게 해줘. 여기서 핵심은 고액 연봉을 받는다는 건 그 인력이 이미 ‘검증된 인재’라는 걸 뜻하겠지?
핵심 기술자 (Core Skills Pathway) 이 경로는 호주 정부가 중장기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한 직업군을 대상으로 비자를 승인하는 방식이야. 연봉, 경력 조건, 기타 요구 사항들은 기존 482 비자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결국, 호주의 핵심 산업에서 부족한 인력을 채우려는 거지.
필요 직업 (Essential Skills Pathway) 마지막 경로는 연봉이 다소 낮더라도 호주에서 필수적인 직업군을 대상으로 해. 요양보호사, 소셜워커, 유치원 교사 등과 같은 꼭 필요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 우선권을 주겠다는 계획이야.
아직 Skill in Demand Visa로 완전히 대체된 건 아니지만, 이렇게 바꾸겠다는 큰 틀을 이미 발표했어. 언제 시행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지만, 이런 변화가 예상된다고 보아야 해. 중요한 건 이 비자의 핵심 키워드를 이해하는 거야: ‘연봉’, ‘기술’, ‘필요 직업’.
이 세 가지 기준에 맞춰서, 내가 호주 이민에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판단해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해.
말하기 앞서 기존 이민 점수표를 확인해 보자.
그럼 그라탄 연구소(Grattan Institute)의 점수제 이민의 변경 초안을 확인해 보자.
그라탄 연구소(Grattan Institute), 이름이 다소 생소하게 들릴 수 있지? 이곳이 대체 어디기에 이민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걸까?
그라탄 연구소는 호주의 이민 정책 방향을 연구하는 공신력 있는 기관이야. 호주 정부는 이 연구소의 결과를 참고해 이민 정책을 세우기 때문에, 그라탄의 발표는 이민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중요한 지표가 돼.
이번에 그라탄 연구소가 발표한 점수제 이민 변경 초안의 핵심은 나이, 직업 레벨, 연봉에 초점을 두고 있어.
나이: 젊을수록 유리해. 호주 정부는 젊은 이민자가 더 오래 세금을 납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때문에, 나이가 적으면 가산점을 더 많이 받을 수 있어.
직업 레벨: 학업 성취도와 직업 기술 수준에 따라 직업을 1~6단계로 구분해. 박사, 석사, 학사, 기술학교 등 학력과 직업의 기술 수준에 따라 점수를 부여하고, 1단계에 가까울수록 기술 수준이 높은 직업으로 간주돼. 이처럼 높은 기술 직업에는 추가 점수를 주는 방식이야.
연봉: 연봉이 높을수록 더 고급 인력으로 평가받아 추가적인 가산점을 받게 돼. 이 역시 이민자들이 호주의 경제에 긍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야.
이번 초안에 따르면, 이민 신청이 가능한 최소 점수는 300점이야. 하지만 문제는 직업 레벨 3에 속하는 건설 직업군 같은 경우야. 점수제 이민을 시도하기에 불리할 수 있어.
물론, 이 모든 건 아직 초안일 뿐이야.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어. 하지만 그라탄 연구소가 던져주는 핵심 포인트—즉, 나이, 기술 레벨, 연봉—에 주목한다면 호주 이민 연구 방향을 파악할 수 있을 거야. 이를 바탕으로 이민 계획을 세우면 더 전략적으로 준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