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여행을 마치고.
짐 검사 바스켓에 파리 마그넷을 고스란히 놓고 바르셀로나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사람들은 여행을 추억하기 위해 기념품이라 칭하는 물건을 구입해서 돌아오고는 한다.
나 역시도, 집안 캐비넷 어딘가에 조개 껍따귀와 코끼리 열쇠고리가 있음을 알고 있다.
그 물건을 꾸준히 꺼내어 여행을 추억하지는 않지만, 대청소를 하거나 이사를 할 때 잠깐은 하던 일을 멈추고 여행을 추억하고는 한다.
파리 마그넷은 비가 오는 에펠탑을 뒤로 하고 4유로의 가격에 투정을 부리던 우리의 추억을 가득 담았다.
그리고 "파리 아쉽지 않아! 내 퍼스널 컬러는 런던이야!"를 외치던 아내의 말처럼, 공항에 마그넷을 고스란히 놓고 왔다. 마그넷이 금속 탐지기에 걸릴까 겁을 먹었던 나와 급하게 캐리어를 꺼내주었던 아내의 배려심 덕분이다.
집을 나서는 현관에 에펠탑은 없겠지만, 여름이 되면 파리라는 글씨가 쓰여진 똑같은 티셔츠를 입고, 조물조물 손빨래를 하며 좁은 호텔방에서 빨래줄을 동여매었던 우리를 추억할 수 있지 않을까.
창 밖으로 빛나던 에펠탑과 반짝이던 아내의 눈빛이 아른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