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5주 차, 처음으로 함께 산부인과 진료실에 들어간 날

by 시몬

집이 생겼다.

오후가 되면 따뜻한 햇살이 가득 차는 집과

눈을 크게 뜨고 바라봐도 보이지 않을 크기의 작고 소중한 집.


빨간색 줄 몇 개로 우리에게 나타났던 행복은

5주의 시간이 지나 집이 되어 성큼 다가왔다.


주방 한켠에서 푸른빛을 내뿜는 델피늄이

당신을 행복하게 해 주겠다는 그 꽃말이

잘 전달이 되었다 생각을 하니, 조금은 숨을 돌릴 수 있었다.


어두운 화면 속 작은 테두리를 지닌 무언가가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한다.

작은 집의 두근거림에 내 심장소리도 맞춰진 것만 같아 숨을 참아보기도, 크게 쉬어보기도 한다.


온통 검정바탕에 밤톨같이 생긴 띠가 신기하다.

어둠이 작은 띠를 삼켜버릴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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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mm 5주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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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후에는 아이의 심장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한다.

벌써부터 눈물이 고이는 걸 보아, 두 번째 보는 사람들 앞에서 흉한 꼴을 보일 것 같아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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