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눈 뜨자마자 (안 그래야 되는데) 휴대폰을 집어든다. 쓸데없는 단톡방 알림 몇 개 확인하고 유튜브의 세계로 향한다. (오늘도 또 지고 말았다)
눈길을 사로잡는 영상이 있다. 백억짜리 아침식사란 예능이고, 주인공이 수더분한 아주머니 같은 인상인데 이삭토스트의 대표란다. 영상 썸네일이 눈길을 끈다.
"너무 착하면 사업 못한다는 편견을 이겨낸…"
과거의 내 기억에 이삭토스트는 '이삭'이란 이름으로 보아 대표가 기독교인이겠거니 생각했었고, 고등학생 대학생 때 싼 값에 그래도 든든히 먹을 수 있어 나름 자주 먹었던 것 같다.
편히 누워서 영상을 보고 있다가 벌떡 일어났다. 정신을 차리고 정자세로 볼 수밖에 없는 내용이었다.
이삭토스트 대표는 경제 사정이 너무 좋지 않아 대학가에서 7년간 토스트 가게를 운영했다. 가게는 돈 셀 시간이 없을 만큼 잘돼서 하루 쉬는 날 쌓아놓은 돈을 한 번에 정리했다고 한다.
그분 표현으로 하늘에서 돈이 함박눈처럼 내렸다고 하니, 말 그대로 돈을 긁어모았다고 볼 수 있겠다. 건강 때문에 7년 간만 했지만 그 기간에 꽤나 많은 돈을 벌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그런데 그분의 삶에서 중요한 것은 그 이후의 일이다. 동네 길에서 자판을 깔고 물건을 파는 부부의 사정을 듣고는 자비 8천을 들여 토스트 가게를 차려 일하게 해 준 것이다.
이제 경제적으로 충분히 먹고살만한 상황에서 생판 모르는 남을 위해 가게를 열어주고 일해서 소득을 얻을 수 있도록 모든 환경을 "그냥" 제공한 것이다.
물론, 대표 본인도 그 가게를 통해 소득을 얻었겠지만, 가게를 시작하게 된 동기는 순전히 그 사람들 때문이라는 것이 참 놀라운 점이다.
이후에 그 토스트 가게를 열고자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고, 자신처럼 고생할까 봐 장사를 말리기도 했지만 여러 사정들을 듣고 가게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고 한다.
또한, 가맹점이 늘고 장사도 잘됐지만 지점별 이익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는 가맹점이 가장 효율적인 원가로 재료를 공급받고 수익을 늘릴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물류와 창고 시스템도 만들었다.
게다가 가맹점 인테리어 직거래 허용, 로열티 월 15만 원, 재료비 후불제 10년간 운영, 각종 본사 직원 복지 등 회사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보다 나누는 것에 방점을 두고 있다고 했다.
가맹점을 만든 처음 시작부터 본인의 경제적 이익보다는 남을 위한 것이었고, 사업도 가맹점을 생각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확장된 것이다.
서울, 강남에서만 들을 수 있던 일타강사의 강의를 전국의 모든 수험생들이 듣고 공부할 수 있도록 온라인 강의 시스템을 만들게 되었다는 메가스터디 손주은 회장이 떠올랐다.
내가 잘되기 위해, 내가 편한 것만 생각하고, 내 이익만을 추구하며 일한다면 그것은 결국 드러나게 되어있다. 그것을 이용하는 고객도, 그곳에 일하는 직원도 끝내는 떠날 수밖에 없다.
반대로 대표가 나보다 남을 위해, 내 것을 나누며 함께 잘 살자는 자세로 운영한다면 당장의 이익은 덜할지 몰라도 그 선한 의도는 서비스나 제품에도 반영될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선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다.
F&B와 많이 다르긴 하지만… 자연스럽게 내가 하게 될 사업, 동물병원을 생각하게 된다. 난 어떻게 할 것인가…?
너무 당연한 이야기지만… 꼭 해야 하는 것은 적극적으로 하도록 설득하고, 하지 않아야 하는 것은 절대 하지 않도록 막아야 할 것이며, 굳이 안 해도 되는 것은 하려고 해도 말려야 할 것이다.
돈 때문에… 안 해도 되는 것인데 하면 도움이 되면 되지, 나쁠 것은 없다고… 뭐라도 해주고 싶은 마음을 이용해 은근히 권하며 팔아먹는 장사꾼이 되어서는 안 되겠다.
그리고 비용은 더 들겠지만, 동물들이 덜 아프고 더 편안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해주는 약은 내가 불편하더라도 더 적극적으로 사용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또 쉽지 않겠지만,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보호자가 기분 나빠 다시 병원에 오지 않더라도, 단단히 말해 하지 않도록 필사적으로 막아야 할 것이다.
결정적으로 이 모든 것을 과학적으로, 논리적으로, 양심적으로 평가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지식과 경험과 실력과 도덕성을 갖춘 진짜 수의사가 되어야 할 것이다.
마음가짐은 어느 정도 준비가 된 것 같지만 다른 것들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영역이라… 또 한편으로는 완벽한 것은 없으므로 마냥 시간을 들일 수만도 없다.
부단히, 열심히 움직이고 또 뛰어야 하겠지만, 그분의 정하신 때와 장소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삭토스트 대표님처럼 자연스러운 흐름을 타고 아름답게 흘러가게 되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