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책을 보고 있다. 작년엔 조금 더 간단한(?) 넬슨 내과책을 없는 시간을 쪼개어 틈틈이 완독 했고 올해는 에팅거다.
수의학의 바이블이라고 하는 에팅거 책을 70% 정도 읽었는데 정말 많이 반복되는 말이 있다. 거의 매 챕터, 매 단락마다 나온다.
"아직 그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아무래도 인의를 많이 차용해서 진단이든 치료든 해오다 보니, 아직 동물에 있어 정말 효과가 있어서라기보다는 도움이 되겠거니 하며 쓰는 것이 많다.
물론, 같은 포유동물이고 여러 대사 시스템이 유사한 부분이 많으니까, 아직은 인의에 비해 역사도 그 중요도도 상당히 떨어지니까…
어쩔 수 없는 거라고 자위해 보고, 앞으로 무궁무진한 유망한 분야라는 긍정회로도 돌려보지만, 뭔가 씁쓸한 기분은 지울 수가 없다.
약이 정말 효과가 있는지, 정확한 연구 결과도 없이… 많은 것을 사람 의학에서 그대로 갖다 쓰고 있는 것이다.
또한, 수의사가 경험적으로 '써보니 괜찮더라' 하는 주먹구구식의 처방이 여전히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안타깝다…
그러나,
기대가 된다.
참 바보같이 솔직하기도 한 바이블에 '잘 모르겠다'는 표현이 날이 갈수록 적어지겠지… 인의가 무섭게 발전하듯, 수의도 그렇겠지…
인권만큼은 못하더라도, 나날이 동물권이 더 중요해지고 있는 지금 시대에, 수의 연구는 더욱 활발해지겠지…
또한, 저기 변방에 있는 무식한 수의사이니 이미 연구된 것도 다 해보기 힘들고, 출시됐는데도 몇 년이 지나도록 국내에 입고되지 않은 약도 많지만,
바이블도 잘 모른다고 하는 그 아이러니한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해, 대단한 것은 아니더라도… 언젠가 연구라는 것을 한 번 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