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아침 시집을 읽는다
뭐라도 하나 더 집어넣고
하나라도 더 모아야 할 이때
시덥지 않은 한량질이나 하고 있다
도대체 뭘 말하고 싶은건지
무엇을 생각하며 쓴건지
답답하고 어지러워
보이지도 않는 스크롤 바를 내린다
그러다가 만난 시 하나
작은 종이 글에서 사람이 튀어나오고
괴성이 들리며 표정이 보인다
이 맛에 읽고 쓰는거구나
나이 사십에 찾은 즐거움
계좌도 카드도 필요없다
종이도 연필도 늘 손 안에 있다
비생산적인, 유별난 글놀이
수의사입니다. 겁도 많고 내성적인 성격이지만 안주하는 것을 싫어하고 도전하기를 쉬지 않습니다. 11년의 공무원 수의사 삶을 마감하고 소동물 임상수의사로 새로운 길을 걷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