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4.10 달렸다 드디어

by 두부세모

달렸다 드디어!!


하루에 온 가족-동생과 아빠와 엄마의 전화를 받는 나날이다.

며칠 전 하! 우리 귀찮은 시키, 강아진지 돼진지 요즘 헷갈리는 껌딱지를 데리고 남쪽으로 튀어!ㅆ었다.

우선 전주로 튀었다. 밤은 밤대로 아침은 아침대로, 나무가 많은 동네는 쏘다니기 좋았다.

지우할머니가 보고 싶어 임실에 들렸다. 나는 구십다섯세 할머니 앞에 앉아 구워둔 초란 두 개를 조물거리며 말을 했고,

할머니가 잘 안 들려~.

괜찮아요 살구도 안 들려요 ㅎ 또박또박 큰 목소리로 대답했다.

골자집에서 구들을 손보고 있는 지우아저씨에게도 서프라이즈.

아저씨, 아주머니는 어떻게 이렇게 잘 사셨어요?

.. 전 아직도 덜 큰 것 같아요. 애를 안 나아봐서 그러나.

야, 성장 이런거 다 주입식이야. 그리고 무엇을 위한 성장인거냐.. 그건 애랑 관련없다~그리고 난 지애도 결혼한다 할까 겁나 인생난이도 겁나 올라가..

(이미 인생난이도 매년 갱신하는 느낌인데요)라는 말은 차마 못했다.

.

.

뭔 얘길 하다 아저씨가 - 폭싹을 봤냐 요즘 꿈은 양관식이야. 그동안 못해준 게 많아.

아저씨 같은 사람도 없네요.ㅎ

다 덜고 지역색을 잘 다뤘어.

..저도 여기오니 숨통이 트이네요. 이리저리 굴러도 역시 남도의 딸인가봐요.

또 와. 다음엔 연락하고. 그리고 집에가서 얻어먹을 수 있을 때 실컷얻어먹어.

나중엔 못한다야.

짦은 만남을 고이 두고, 발라당 누워 있으면 입으로 먹을게 들어오는 곳-그 집으로 향했다.

이곳에서 이틀만 쉬어야지 했는데 두 분께선 우리 내일 서울가야해..

힝-돼지 두 명(나, 살구)은 가기 싫은 데 가야 하는 마음으로, 바리바리 내 먹을거리를 싸주는 사람을 본다.

참 나눠줄 것도 많고 부지런한 인간들…. 저런 사람들한테서 태어난 게 나라니.

평소엔 사소한 걸로 사소하게 다투는 데, 이번엔 고작 엄마가 입고 갈 옷으로 나랑 아빠랑 싸웠고 그냥 내 감정만 격해졌고

삼십 대 처음 부모 앞에서 울었더니 다들 놀라셨다.

미안해.

아니야 아빠가 미안해

아니야 내가 미안해요

부모자식 간엔 그래도 돼 그래도 돼

세상에 그런 게 어딨어……

이 나이에도 개딸, 이기적인 장녀 자식은 한 번도 진 적이 없다.

오늘밤 뒹굴뒹굴 트윗에서 -사람은 말과 생각이 아니라 행동을 봐야한다-라는 뉘앙스의 글을 봤는 데, 말과 생각만 번지르르 참으로 나다.

살면서 사랑하는 사이에서 진 척만 했지 진짜 진 적이 없는, 존나 자기가 제일 중요한 이기적인 자가 접니다. 뭘 그렇게까지 상처주면서 지키고 싶었던 것도 없었는 데 말이다.

..미안 너무 예민해져있나봐, 서울 올라가면 운동을 할게.

엄만 내 짐에 자기 런닝화를 넣어놨다.

그리고 오늘 밤 10시 또 - 잘 다녀왔냐? 란 전화가 와서 몇마디 주고 받고 끊는다.

침대에 뻗은 채로 나는 솔로를 보고 있다가 하-

가까이서 보면 각양각색, 몇발짝 뒤에서 보면서 더 다양해져라 하던차 하-

미루고 미뤘던, 입에만 달고 살았던 운동을 했고 땀을 흘렸다.

또 우리 개자식과 산책도 했다.

안되겠는 데 이 투트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