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에 개봉한 롤랑 조페 감독의 영국 영화이다. 18세기 남아메리카에서 선교 활동을 하는 예수회 선교사들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종교를 초월해서 진정한 인류애와 사랑의 실천이 무엇인가를 묻는 작품이다.
미얀마에서 선교활동을 하고 있는 옛 직장동료에게서 보이스 톡으로 연락이 왔다. 헤어진 지 오래되었지만 목소리를 들으니 옆에 있는 친구 같았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서로 아쉬운 마음을 지닌 채 헤어졌다.
박 선생님은 우리 병원에 입사를 하여 같은 병동에서 나와 함께 간호사로 일했다. 선생님은 말없이 조용한 가운데 맡겨진 일을 성실하게 해냈다. 나는 동료들 중 나이가 제일 많아 왕 언니라 불리었다. 왕 언니는 일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면서 종종 에러를 내어 수 선생님을 흥분시켰다.
병원에서의 일은 환자의 안위가 달려있어 늘 긴장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체크를 못한 에러 앞에서는 속수무책일 때가 있다. 그러다 보면 서로 얼굴 붉히고 감정이 상하는 일이 있다. 환자가 우선순위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개인적인 일은 뒷전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보기와는 다르게 나는 좀 덜렁 되어 매사 꼼꼼하지 못한 편이었다. 그럼에도 환자에게 주사를 놓는 일에는 탁월하여 다른 부족한 면을 가려주었다.
박 선생님과 같은 근무조일 때 같이 밥을 먹으면서 이곳에 취업하게 된 연유를 듣게 되었다. 박 선생님은 미얀마에서 선교활동 중 집안 사정으로 잠시 귀국하여 아르바이트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게 되었다. 늘 집안일 하나로도 버겁다고 여기며 살고 있는 내게 오지에서 어려움을 감당하고 있는 그녀가 다시 보였다. 박 선생님도 내가 교회 다닌다는 걸 알고 난 후 편안하게 얘기를 하는 것처럼 보였다.
둘이 개인 사정으로 인해 앞뒤로 직장에 사표를 쓰고 각자의 길로 떠나기 전에 우리는 샤브집에서 저녁을 함께했다. 언제 만날 수는 있는지 기약이 없는 아쉬운 시간이었다.
박 선생님은 오지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밥 한 끼 편안히 먹을 수 있는 식당을 짓는 일에 함께 협심하고 있다는 얘기며, 일행 중 병든 이를 위해 병원을 쫓아다니고 있다는 등의 얘기를 들려주었다. 80년대에 개봉된 영화 '미션'을 생각하며 박 선생님 얘기를 듣고 있었다. 물론 박 선생님은 극한 상황은 아닐 거라고 짐작은 하지만 고국을 떠나 타국에서의 선교활동이 쉽지는 않을 것이었다.
잠시 정스러운 시간을 보냈기에 그녀의 전화는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보통 직장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나서는 연이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에 박 선생님의 전화는 뜻밖이며 반가웠다.
나는 이 늦은 나이에 새삼 부자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부자가 되어야 어려운 곳에서 사역하고 있는 선교사를 물심양면 돕는 일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동안 내 몸 하나 먹고사는 일에 만족하며 살았다. 눈을 들어 멀리 내다보며 하나님 나라를 위해 일하는 자를 도울 수 있는 자가 될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바울을 도왔던 브릭스가 와 아굴라 부부처럼 우리가 그런 동역자가 되기를, 이후의 우리 삶이 그리되기를 기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