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츠비는 위대한가
『위대한 개츠비』를 읽고
F. Scott Fitzgerrald
미국 소설가. lost generation 을 대표하는 작가. 처녀작 〈낙원의 이쪽〉이 베스트셀라가 되었고 이후 단편을 많이 발표해 유명 작가로 발돋음했다. 'Prince Scott'이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화려한 생활을 하고 계산과 명성, 아름다운 아내 젤다가 있었지만 대공황 이후 몰락의 길을 걷는다.
1922년에 피츠제럴드는 '아름다운 것, 참신하고 소박한 것, 정교한 구성의 작품'을 쓰겠다고 선언한 다음 나온 작품이 바로 『 The Great Gatsby 』로서 그의 생애에서 최고 걸작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작가는 날마다 술과 파티를 열면 돈을 탕진했고 대공황 이후 몰락의 길을 걷는다. 말년의 피츠제럴드는 가난한 알코올중독자가 되었다.
내용
가난한 장교 제이 개츠비와 루이빌의 전설적인 미녀 데이지 페이는 사랑에 빠진다. 개츠비가 1차 대전에 참가하기 위해 유럽에 가 있는 동안 데이지는 부유한 톰 뷰캐넌과 결혼한다. 전쟁터에서 돌아온 개츠비는 데이지를 차지하기 위해 돈과 야심의 포로가 된다. 엄청난 가부가 된 개츠비는 호화 저택을 구입하고 화려한 파티를 열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녀와의 재회가 이루어진다.
자기에게로 돌아올 거라는 확신으로 기다리던 데이지는 안개처럼 빠져나가고, 자기 부인과 불륜을 의심하는 조지 윌슨에게 죽음을 맞는다. 날마다 화려한 파티를 하며 수많은 사람들이 개츠비 저택을 다녀갔지만, 그의 죽음과는 연관되기를 피하고자 했으므로 개츠비의 장례식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후기
오래전에 영화를 봤다는 생각으로 책은 읽어볼 생각을 않고 있었다. 영화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개츠비 역으로 나왔다. 기대하지 않고 첫 장을 넘겼다. 그리고 최근 가장 몰입하여읽은 책이 되었다. 번역서이면서도 첫 장의 문장부터 나를 빨아들였다.
1920년대 광란의 시대였던 미국을 이해하면 책을 읽기가 쉬운 것 같다. 당시 미국은 경기는 호황을 누리고 있어서 어디를 가나 파티가 벌어졌다. 그런데 금주법이 시행되고 있어 사회적으로 술을 유통하는 조직적인 범죄가 만연했다. 불법으로 술을 만들어 부를 축적한 사람도 많았으며, 화려한 네온사인과 재즈 음악, 남녀 간의 연애가 자유로워지는 시기였다. 1922년부터 1929년까지는 지나친 주식 붐이 일었고 1929년 10월 증권시장의 붕괴로 대공황이 찾아와 뉴욕의 고층 빌딩에서는 자살 소동이 벌어졌다.
화자인 닉 캐러웨이는 주식을 배우기 위해 뉴욕으로 와서 증권 중개업자가 되었다. 이웃의 개츠비와 친척인 데이지와 주변 인물들을, 어떠한 판단도 하지 않으며 담담하게 지켜보는 역할을 하고 있다.
p12 내가 아직 어리고 마음이 여리던 시절, 아버지가 내게 충고를 해주셨는데 그 후 나는 언제나 그 말씀을 마음속에 되새기고 있다.
"누군가를 비판하고 싶을 때는 언제나 이 말을 떠올려라. 세상 사람이 다 너만큼의 특권을 누리고 있지 않다는 것을."
나는 아버지 말씀에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의미가 있음을 이해했다. 그 결과 나는 모든 일에 판단을 유보하는 버릇이 생겼다.
판단을 유보하면 무한한 희망을 갖게 된다. 아버지가 잘난 척 말씀하셨고 내가 다시 잘난 척 되풀이하는 것처럼, 기본적인 예절 감각은 태어날 때부터 공평하게 분배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혹시 잊어버리지나 않을까 지금도 조심하고 있다.
'누군가를 비판하고 싶을 때는 세상 사람이 다 너만큼의 특권을 누리고 있지 않다는 것을 떠올리려라'는 말에서 멈추었다.
누구나 똑같은 환경과 조건이 주어지지는 않기에, 도덕적인 우월감을 경계하라는 말로 와닿았다. 가끔 생각 없이 충고하거나 교훈적인 이야기는 오히려 상대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비판보다는 이해가 먼저라야 될 것 같다.
p257 그는 이 푸른 잔디까지 머나먼 길을 달려왔고, 그의 꿈은 너무 가까이 있어 곧 붙잡을 수 있을 것 같았으리라. 그러나 그 꿈이 이미 그의 뒤쪽으로 지나쳐버린 것을 알지 못했다. 공화국의 어두운 들판이 밤하늘 아래 펼쳐져 있는 저 도시 너머 광대하고 아득한 곳에 가 있다는 사실을 그는 알지 못했던 것이다.
개츠비의 장례를 치르고 화려해 보이지만 환락의 시간에 도덕성이 결여되는 모습을 지켜보며 내용이 없는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결국 닉은 조용한 생활과 전통적인 도덕성을 찾아 고향으로 돌아간다.
젊은 날에는 보이는 것이 다인 줄 생각할 때가 있기도 했다. 화려함과 도덕성 사이에서 보이지 않게 갈등을 하고는 있으니 빠져나오기는 쉽지 않다. 때때로 우리는 눈앞의 화려한 것을 쫓아 신기루 같은 허무함 앞에서도 제자리로 돌아오기를 주저하기도 한다.
제목에 대한 논란이 있기는 하나 개츠비를 왜 위대하다고 하는 것일까 생각하게 한다. 사랑하는 여인 앞에 서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쓸어모은 돈으로 가난했던 흔적과 못 배운 과거를 지워 번듯한 모습으로 위장할 수 있다면, 개츠비는 위대했다. 그래서 행복했는가라는 물음을 던진다.
아이러니하게도 작가는 날마다 술과 파티를 열면 돈을 탕진했고 대공황 이후 몰락의 길을 걸으며 빚에 허덕이다가 말년에는 가난한 알코올중독자가 되어 생을 마감했다.
번역서이면서도 문장력이 주는 흡입력에 압도당했다. 내가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가 돌아보고 싶다면, 읽어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