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국

제주의 향토음식

by 옥희


콩국은 제주 향토음식이다.


계절이 바뀌는 쌀쌀한 겨울 문턱에서 날콩을 갈기 위해 콩보따리가 방앗간 앞에 긴 줄을 만들었던 장면이 생각난다.


콩가루는 추운 겨울 먹거리가 아쉬울 때 든든하게 배를 채우며 단백질을 공급해주는 빼놓을 수없는 식자재의 하나이다. 집안에 연탄을 들여놓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월동준비였다.

어릴 적 기억 밥상에는 거의 날마다 콩국이 올려졌다. 우리가 먹고 있다면, 아마 십중팔구 옆집 앞집에도 오늘 밥상에는 콩국일 것이었다.

장에 갔다가 갈아놓은 콩가루를 보고 날씨가풀리기전에끓여보고싶어한 봉지 사 왔다.




요즘에는 대부분 식구들이 단출하여 많이 끓이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가급적이면 크다 싶은 냄비에 물을 반 정도 넣고 끓인다.


물이 끓으면 콩가루 두 국자 듬뿍 떠서 냄비에 넣고 잘 풀어지도록 천천히 젓는다.

여차하면 콩물이 넘치기 때문에 불을 줄이고 뚜껑을 열고 지켜 서서 저어야 한다.


콩물이 넘치면 닦아내기가 까다롭기 때문에 불이 너무 세지 않도록 조심한다.


씻어놓은 배추를 송송 썰어놓는다.


무도 채를 썰어 같이 넣어줘도 좋다. 무는 소화를 돕고 배추는 섬유질을 섭취할 수 있으며 시원히고 달달한 맛을 낸다.


푹 끓이면 부드러운 식감을 느끼며 삼킬 수 있다.


나는 무가 없어서 배추만 넣었다.






어느 정도 끓인 콩 국물에 썰어놓은 배추를 냄비에 넣는다.


배추는 좀 많다 싶게 넣어도 좋다. 끓이면 숨이 많이 죽는다.






끓는 콩국에 배추가 숨이 죽으면 소금을 약간 넣고 간을 본다. 간은 슴슴하다 싶을 때가 좋다.


콩의 분량에 따라 콩국이 완성되면 순두부 같거나 수프 같은 걸쭉한 느낌이 있다.


식은 콩국을 다시 데워 먹을 때도 넘치지 않도록 불 세기를 조절하여 뚜껑을 덮지 않는 것이 좋다.




완성된 국에 밥 한술 말아먹으면 뜨끈하고 부드러우면서 걸쭉한 국물이 속을 든든하게 채워준다.


고소하고 자극적이지 않은, 누구에게나 편안한 제주의 향토음식인 콩국을 끓여보았다.


이제는 아는 사람만 아는 콩국은 요즘의 단짠단짠 음식에 밀려 제주인에게 추억을 선사하는 음식이 되었다.





월, 화, 수,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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